존 박 “내년 한반도 정세, 미북간 협상 여지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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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인 하버드대 공공정책대학원의 존 박 선임연구원은 최근 미북간 비핵화 협상이 정체되긴 했지만 올 한해 미북 관계가 지난해와 비교해 상당히 긍정적으로 변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미북간 남아있는 대화의 끈을 내년 미북협상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뉴욕 ‘아시아 소사이어티’가 11일 ‘2019아시아에 대한 전문가 전망’을 주제로 마련한 전문가 토론회에 참석한 존 박 선임연구원은 새해 한반도 정세에 대해 너무 큰 기대를 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습니다.

박 연구원은 그러나 지난해 북한의 핵 ∙ 미사일 실험으로 인한 긴장 고조로 군사적 갈등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었던 미북 관계가 올해 들어 몇 차례에 걸친 미북 고위급 회담과 정상회담으로 전환됐다는 점에서 작은 희망을 찾을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적어도 군사적 대치를 준비했던 시기와 달리 미북간 협상 진전이 더딜 경우에 대비한 차선책(Plan B)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국면이 전환됐다는게 그의 설명입니다.

박 연구원 : 비록 현재 미북간 대화가 정체되긴 했지만 대화의 여지가 남아있다는 점은 희망적으로 여길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내년까지 좀 더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는 이러한 평가가 당초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달성이 초기 목표였던 것에서 대화를 유지하는 것에 만족하는 방향으로 기대치가 낮아지고 있음을 방증한다고도 덧붙였습니다.

박 연구원은 또 북한과의 외교 정책이 예전과 달리 국가 정상들이 직접 주도하는 톱다운(Top-down) 방식으로 진행돼 올해만 남북, 북중, 미북간 수차례의 정상회담이 이뤄지는 등 회담 개최 자체는 활발해졌지만 합의안에 대한 구체적인 이행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박 연구원은 2019년에도 문재인 정부가 제재의 틀을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남북간 판문점 선언 이행을 비롯한 다양한 남북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는 미북 협상에 대한 전망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내년 봄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이 축소되거나 유예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반도 내 안보 상황이 불안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박 연구원은 또한 2019년 한반도가 한반도 문제를 둘러싼 주변국들이 동맹 관계, 자국의 이해관계 등을 고려해 북핵이라는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삼는(Never let a crisis go to waste) 외교의 장이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편 발리 나스르(Vali R. Nasr) 존스홉킨스대학교 국제관계대학원장은 이란 핵문제를 둘러싼 미국의 외교정책에 대해 언급하면서 새해 미국의 대이란 정책이 이를 주시하고 있는 북한의 협상 태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