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대선을 약 3주 남겨놓고 한미 외교안보 고위당국자 간 연이은 만남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미북 간 협상과정에서 비핵화와 평화가 병행 추진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지에린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국방장관실 선임보좌관을 지낸 프랭크 엄 미국평화연구소(USIP) 선임연구원은 15일 미북 간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비핵화와 평화가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엄 선임연구원은 이날 미국 뉴욕 소재 한미 친선 비영리단체인 '코리아소사이어티'가 '한반도 평화체제와 통일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주제로 개최한 화상회의에서 북한을 진지한 협상상대로 만드는 현실적인 방안으로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비핵화와 평화의 병행 추진은 미북 양국이 상호적, 비례적, 동시적으로 서로의 이익을 반영한 양보(concession)를 주고 받는 것이라며, 특히 북한의 도발이 일어나지 않도록 긴장을 관리하고 조속히 협상을 재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엄 선임연구원: 미국은 비핵화, 인권 조치 등 북한으로부터 원하는 모든 것을 열거하는 데 익숙해져 왔습니다. 하지만 균형적인 접근은 (대북)경제제재 완화, 한미 연합군사훈련, 한반도에 대한 미국의 전략 핵자산 배치 등 북한이 우려하는 점도 인지하고 다루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는 이어 미북 간 긴장을 줄이고 협상재개에 동력을 제공할 수 있는 양국 간 또다른 신뢰구축 조치로 종전선언, 평화협정 및 관계정상화를 향한 방안 마련, 여행금지조치 철폐, 미북 연락사무소 설치, 대북 인도주의 지원, 양국 간 인적교류 증대 등을 제시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민영(레이첼 민영 리)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북한 분석관은 이날 회의에서, 북한은 미국 정권이 바뀌어도 번복되지 않는 안보 보장(security assurance)을 원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지난 7월 발표한 담화에서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불가역적인 중대조치가 병행돼야 한다고 언급한 만큼, 불가역적인 조치가 핵심이라는 겁니다.
또한, 종전선언 만으로는 북한의 의미있는 비핵화 조치를 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이 전 분석관: 북한은 종전선언을 첫 번째 조치로 받아들일 수는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미국과의 외교관계 정상화와 미국의 핵위협 제거와 같이 불가역적인 조치입니다.
또한, 이 전 분석관은 북한이 지난 2018년 6월 미북 싱가포르 정상회담 직후 종전선언을 강조했지만, 지난해 10월 스톡홀름 실무협상 이후에는 종전선언과 연락사무소 설치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닌 부차적인 사안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보여왔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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