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종전선언 할 때 아냐···북 변화 보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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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해 7월 27일은 한국전쟁 정전협정이 체결된지 68주년을 맞는 날입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의 변화가 있기 전까진 종전선언 논의를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국가정보국(DNI)에서 북한 담당 국가정보분석관(NIO)을 지낸 마커스 갈로스카스(Markus Garlauskas)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은 27일 한미경제연구소(KEI)가 주최한 온라인 화상회의에서 아직 종전선언을 할 때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갈로스카스 연구원은 실제 한반도 내 전쟁 위협이 사라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을 때 진정한 종전선언의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북한이 여전히 미국의 이른바 '대북적대시정책'과 대북제재 등을 전쟁행위로 여기고 있으며,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며, 북한의 궁극적인 태도 변화가 있을 때 종전선언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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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KEI가 개최한 온라인 화상회의에서 마커스 갈로스카스 연구원(윗줄 오른쪽), 제시카 리(아랫줄) 연구원이 종전선언에 대한 의견을 말하고 있다. /화상회의 캡쳐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과 같이 북한의 공격이 잇따르는 등 북한은 전쟁이 중단된 상황으로 인식하지 않는다는 설명입니다.

갈로스카스 연구원: 종전선언 시기가 더욱 적절하다고 여기려면 북한과의 관계, 북한의 입장에 근본적인 변화가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때가 아닙니다. 그때까진 먼저 종전선언을 하고 어떤 결과가 뒤따르길 기대하는 대신 한반도 평화 유지를 위해 정전을 유지하면서 북한 공격을 억지하는 동시에 관여 기회를 찾는 것이 현명합니다.

이날 회의에 동석한 제시카 리(Jessica Lee) 퀸시인스티튜트 선임연구원은 종전선언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면서도 관련 논의를 더이상 미뤄선 안된다고 반박했습니다.

리 연구원은 다만 현재 미북 간 어떠한 외교적 대화도 오가지 않는 상황에서 종전선언이나 더 나아가 평화협정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종전선언이 한국과 북한, 미국 등 당사국들에 의미하는 바를 비롯해, 미북 연락사무소 설치, 미국인의 인도주의적 북한 방문 허용, 양국간 학술교류 등 종전선언 후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환경조성 방안에 대한 논의가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리 연구원은 일부에서 우려하는 바와 같이 종전선언이 주한미군의 철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리 연구원: 종전선언이, 특히 서울과 협의없이 주한미군을 곧바로 철수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리 연구원은 한미 양국 모두 종전선언으로 인한 급격한 변화를 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안보 환경이 개선되면 주한미군에 대한 조정이 고려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미국 외교 당국자들이 종전선언을 위해 어떤 단계가 우선돼야 하는지, 북한에서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때라고 말했습니다.

리 연구원은 또 종전선언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면 남북한과 미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등 이해 당사국의 개입이 뒤따를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기사작성: 자유아시아방송 김소영 기자,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