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통일장관 후보자 “남북정상회담에 열린 입장”

0:00 / 0:00

앵커 :권영세 한국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정상회담을 포함한 남북 간 대화에 열린 입장이라면서, 사전에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권영세 한국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10일 정상회담을 포함한 남북 간 대화에 열려 있는 입장이라고 밝혔습니다.

권 후보자는 이날 한국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제출한 인사청문 서면질의 답변서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다만 남북 정상회담은 사전에 충분한 논의가 이뤄져야 추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남북 간 상호 신뢰를 형성하고 사전 논의를 하는 과정이 정상회담에 필요하다는 신중한 입장을 나타낸 것입니다.

정상회담의 방향성과 관련해서는 “북한의 비핵화 등 남북관계의 실질적인 진전과 한반도 평화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현재와 같은 유동적이고 엄중한 도발 국면이 소강상태가 되면 적정한 계기에 구체적인 방안을 고려할 시기가 올 것”이라며 새 정부 출범 직후 서둘러 추진할 계획은 없다는 점을 시사했습니다.

권 후보자는 한국 새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강경정책이 아닌 원칙과 실용의 유연한 조화를 추진하는 것”이라며 “현재와 같은 남북대화 단절과 북한의 도발이 지속되는 상황을 정상화해 원칙 있는 남북관계를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북한의 도발에는 원칙 있게 단호히 대응해 나가고, 안정적인 상황 관리에도 만전을 기하면서 대화의 동력을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의 도발 중단과 비핵화를 끌어낼 해법을 묻는 질문에는 “상호 예측 가능한 단계별 비핵화의 큰 틀을 만들어 실질적인 비핵화의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한 의지도 표명했습니다.

권 후보자는 “보건의료, 코로나19 등 북한 주민에게 도움이 되는 인도적 지원은 정치적인 상황과 관계없이 추진할 것”이라면서 “비핵화의 틀이 만들어져 남북관계가 정상화돼 간다면 공동의 이익이 되는 협력을 보다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전 정부가 추진한 한국전쟁 종전선언과 관련해서는 “북한의 도발이 지속되는 현재의 한반도 정세와 상황에선 시기상조”라며 “앞으로 제반 여건이 성숙화된 단계에서 검토가 가능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개성공단 재개 문제에 대해서는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과 합의이행 정도에 맞춰 검토해 나갈 수 있다”면서 국제사회가 우려하는 이른바 ‘대량현금 이전’ 문제를 충분히 해소한다면 일부 제재 면제를 추진해 공단 재개 여건을 조성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앞서 권 후보자는 지난달 21일 금강산 관광 재개와 관련해선 대북제재 위반에 해당한다며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권영세 한국 통일부 장관 후보자 (지난달 21일):금강산 관광 같은 경우 현 상황에서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이 지금 국가 차원에서 여러 가지 도발을 계속하고 핵개발도 후퇴하지 않고 있는 상황인데 금강산 관광은 제재 위반에 해당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권 후보자는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남북한 간에 최우선적으로 해결돼야 할 과제”라며 “취임하면 이산가족의 전면적인 생사확인과 대면·화상상봉 정례화 등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대북전단 살포 문제와 관련해서는 “법률로 규제하는 것에 대한 많은 우려와 접경지역 주민들의 안전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면밀히 살펴볼 것”이라는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군 당국은 윤석열 한국 대통령 취임 첫날인 이날 북한 군의 도발 가능성과 핵실험 준비 등의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군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북한 군 동향과 관련해 “주요 시설과 지역을 면밀히 추적·감시 중”이라며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군 당국은 북한 군의 핵실험 준비가 거의 마무리됐다는 판단 하에 대비태세를 점검하고 대응책을 논의하는 새 정부 첫 전군 주요직위자 회의를 11일 개최합니다.

한국 정부는 현재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 복구가 거의 완료돼 지시만 있으면 언제든 핵실험이 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시 노부오 일본 방위상은 이날 북한이 지난 7일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지난해 10월 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같은 기종이라는 판단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10월 함경남도 신포 앞바다에서 동해상으로 SLBM을 발사한 바 있습니다.

한편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지난달 말 북한과 중국 간 화물열차 운행이 코로나19 상황 등으로 임시 중단된 뒤 추가적으로 확인된 동향 정보는 없으며, 지난달 개성공단에서 발생한 화재와 관련해서는 원인을 파악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기자 홍승욱,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