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김여정 담화는 한미동맹 균열 노림수”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16일 내놓은 한미연합훈련 비난 담화인 '3년 전의 봄날은 다시 돌아오기 어려울 것이다'가 이날 오후 북한 전 주민이 보는 조선중앙TV에서도 보도됐다. 김 부부장의 담화는 앞서 이날 오전 북한 대내용 매체인 조선중앙방송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도 실렸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16일 내놓은 한미연합훈련 비난 담화인 '3년 전의 봄날은 다시 돌아오기 어려울 것이다'가 이날 오후 북한 전 주민이 보는 조선중앙TV에서도 보도됐다. 김 부부장의 담화는 앞서 이날 오전 북한 대내용 매체인 조선중앙방송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도 실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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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을 비난하며 남북관계 파국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북한 전문가들은 한미동맹 압박용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보도에 홍알벗 기자입니다.

북한 김정은 총비서의 동생인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16일, 북한 관영매체를 통해 낸 담화에서 한미연합훈련을 거론하면서 "남조선 당국이 앞으로 상전의 지시대로 무엇을 어떻게 하든지 그처럼 바라는 3년전의 따뜻한 봄날은 다시 돌아오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 국장은 16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전화통화에서, "미국이 지난 달 북한과 접촉을 시도했다고 하지만 정확한 내용을 모르겠다"며 "이런 가운데 미국 대표단의 한국 방문은 북한이 작은 말썽(mischief)을 부리기에 아주 좋은 기회"라고 말했습니다.

켄 고스 국장: 이렇게 함으로써 북한은 한미 동맹에 대한 압력을 높이고 있습니다. 특히 서울과 워싱턴 사이에 쐐기를 박을 가능성과 함께, 자신들과 외교 협상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위협, 그리고 향후 미북 관계가 나아질 것이 없음을 강조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와 함께, 미국 중앙정보국(CIA) 분석관을 지낸 수 김 랜드연구소(RAND Institute) 정책분석관은 이 날 전자우편으로 "김여정의 발언은 북한의 행동, 그리고 미국과 한국에 대한 오랜 정책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을 고려할 때 그다지 놀라운 것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북한은 언어적 압박전술을 이용해 한미 동맹을 계속 끊기를 원하고, 또 이러한 점진적 조치를 취함으로써 김정은 정권은 한반도에 대한 장기적인 야망을 달성하려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은 북한의 유연성을 촉구하지만 한편으로 김정은의 분노를 달래기 위한 대안을 모색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한미 양국의 동맹을 계속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 동국대학교 북한학연구소의 김용현 소장은 같은 날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김여정의 담화는 미국 국무장관과 국방장관의 한국방문에 맞춰 미국을 향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는, 일종의 잽을 날리는 정도의 판단이라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용현 소장: 특히 북한이 여러가지 가정을 하면서 북한이 강하게 나간다면 북한이 남한과 합의했던 군사합의도 파기할 수 있다는 그런 이야기는 북한이 바로 그런 행동으로 가겠다는 측면보다는 그런 가정들을 쓰면서 남측과 미국을 압박하는, 또 노동신문에 그런 성명을 냄으로써 북한내부 주민들의 결속도 꾀하는 여러 다목적 카드가 있다고 봐야겠습니다.

그런가 하면,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16일 자유아시아 방송에 전자우편으로 "(김여정의) 메시지에서 가장 분명한 요점은 한미 동맹에 쐐기를 박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김정은과 김여정이 각각 좋은 경찰, 나쁜 경찰의 역할을 나눠 맡음으로써, 나중에 김여정의 발언을 김정은이 되돌릴 수 있도록 하는, 북한 내에서 김여정의 위상을 확인시키려는 시험무대일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배경이야 어찌됐든 "한미 동맹이 김여정의 위협에 굴복하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번 주 한미 회담은 양국간 동맹을 통해 한반도의 지배력을 보여준다는 인식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