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대남비난 성명 “도발 전 경고장?”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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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 동안 잠잠하던 북한이 내놓은 대남비난 담화에 대해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이 도발로 돌아서기 전 보낸 경고장일 수 있다는 주장을 제기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 부부장은 9일 발표한 8일자 담화에서 강경화 한국 외교부 장관의 북한 코로나 19, 즉 코로나비루스 대응 관련 발언을 '망언'이라고 비난했습니다.

김 부부장은 강 장관이 최근 한 행사에서 북한이 한국의 코로나 19 지원에 반응하지 않고 있으며, 확진자가 없다는 주장에 의문을 제기한 발언에 대해 "이를 두고두고 기억할 것이고 아마도 정확히 계산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데이비드 맥스웰(David Maxwell) 선임 연구원은 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번 성명에 담긴 함의가 도발에 대한 신호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맥스웰 연구원: 우리 스스로 이것이 도발 주기(provocation cycle)의 시작점으로 돌아가는 것인지 물어봐야 합니다. 이는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바이든 행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협박 외교(blackmail diplomacy)적인 상황을 설정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김 부부장은 지난 6월 16일 북한이 개성에 있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기 전 13일 내놓은 담화에서 대북전단살포를 비난하며 공동연락사무소 폐쇄를 경고한 바 있습니다.

맥스웰 연구원은 문재인 한국 정부가 북한의 성명을 한국 정권에 대한 잠재적인 위협으로서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성명이 발표된 시점이 미국 행정부 전환을 앞두고 이뤄진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의 방한 기간이었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한국과 미국에 대한 북한의 강경한 태도를 보여주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 국가이익센터의 해리 카지아니스(Harry Kazianis) 한반도 담당 선임국장은 9일 이와 관련한 자유아시아방송(RFA) 논평 요청에 북한이 한미 양국으로부터 관심을 끌기 위해 강경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북한이 이에 대해 한국 정부와 차기 바이든 행정부가 어떻게 반응할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북한이 그 동안 국제 뉴스의 관심사에서 멀어져 있었다"며 "물론 성명 내용이 달갑진 않지만 미사일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보다는 낫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다만 이번 성명을 시작으로 향후 수주 내 북한이 공격적인 발언 수위를 높이거나 군사적 행동에 나설지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Bruce Klingner) 선임 연구원은 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의 대남 비난은 북한에 대한 지원과 경제 재재 완화를 제공하려는 한국 정부의 손길을 뿌리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북한이 자신들의 요구를 들어주기 전까진 한국, 미국 모두와의 대화를 거부하겠다는 일관적인 태도를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한편 미 국무부는 9일 비건 부장관의 방한과 관련한 성명을 통해 한미 양국 외교부 대표가 만나 한미 동맹에 대한 미국의 공약을 재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성명은 또 남북 협력에 대한 미국의 지원을 재확인하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북한과 대화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