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에 대한 외국 네티즌, 즉 인터넷 이용자들의 관심이 온라인에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보도에 홍알벗 기자입니다.
근래들어 인터넷 사회관계망인 트위터에 영문으로 '김여정(Kim Yo Jong)'을 치면 귀엽고 예쁜 얼굴과 몸매의 만화 캐릭터가 여러 개 화면에 나타납니다.
대부분 일본식 만화기법으로 그려진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의 모습인데, 그 옆에는 김정은 위원장의 모습과 함께 영문으로 "내 여동생은 독재자가 될 수 없어(My little sister can't be a dictator)"란 문구도 적혀 있습니다.
만화그림 아래에는 '독재자의 여동생'이란 비판 의견과 함께 '사랑스럽고 귀엽다' '북한의 차기 지도자'라는 등의 수많은 지지의 댓글도 한데 섞여 올라와 있습니다.
만화 뿐만이 아닙니다. 인터넷 검색 사이트인 구글에 김여정의 이름을 처 넣으면 낯뜨거운 합성사진도 여러장 나옵니다.
또 각종 사회관계망에는 김여정 제1부부장의 이름으로 만들어진, 김여정 관련 뉴스와 행적을 쫓는 계정을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최근들어 김여정 제1부부장이 김정은 위원장을 대신할 수 있는 권력자로 부상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북한 또는 김 씨 일가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외국인 네티즌들이 김 제1부부장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면서 그와 관련된 만화와 그림, 그리고 사진 등이 인터넷 상에서 빠르게 확산되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외모 등 보여지는 모습에 대한 호감으로만 북한 지도층을 판단해서는 안된다며, 김여정을 비롯한 북한의 지도체계와 김씨 일가의 실체를 바로 알아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켄 고스 미국 해군분석센터(CNA) 국장은 2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사람들은 지금 김여정을 둘러싼 모든 상황을 과장해서 생각하는 것 같다"며 "김여정은 북한에서 제2인자가 될 수 없다. 왜냐하면 북한에선 2인자가 만들어질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여정은 김씨 일가의 일원으로서 새로운 책임이 수반되는 권한을 부여받은 것이지 권력이 주어진 것은 아니란 겁니다.
고스 국장: (북한 내) 권력은 정권의 통제에 묶여 있으며, 김정은은 이 권력을 누구에게도 위임하지 않았습니다. 김여정은 최근 자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훨씬 더 유명한 인물이 되고 있습니다. 결국 그녀는 정권 내에서 위상은 높아졌지만, 정권 내에서 더 큰 권력은 생기지 않을 것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랄프 코사(Ralph Cossa) 태평양포럼 소장은 같은 날 전자우편을 통해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분명히 김여정을 북한 권력의 2인자로 만들려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2인자가 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할 뿐만 아니라, 김정은이 여전히 북한의 1인자임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최근 불거진 김여정 국정 위임통치 등과 같은 일각의 분석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습니다.
한편, 한국 국가정보원은 지난 20일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업무보고에서, 북한의 국정운영과 관련해 김정은 위원장이 김여정 제1부부장 등 일부 측근들에게 권한을 이양하는 방식으로 위임 통치를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이인영 한국 통일부장관은 25일 국회에서 "북한의 불투명한 정치 체제에서 김여정의 정확한 역할에 대해 '잠재적 후계자'란 결론을 도출할만한 충분한 증거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한국 정부에서도 김여정의 위치와 역할을 놓고 다양한 의견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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