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김정은 총비서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북한 최고권력기구인 국무위원회 위원 자리에 올랐습니다. 새 국무위원회는 보안과 외교 부문에 중점을 둘 거란 전망이 제기됐습니다. 보도에 홍알벗 기자입니다.
북한 당국은 30일 관영매체를 통해, 지난 29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5차 회의 이틀째 회의에서 "북한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및 위원들을 소환·보선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번 인사조치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을 비롯해 조용원 조직비서, 박정천 당비서, 오수용 당비서, 리영길 국방상, 장정남 사회안전상, 김성남 당 국제부장 등 7명이 새롭게 국무위원 자리에 올랐습니다.
국무위원회는 북한의 최고 정책결정기구로서 국무위원은 '북한 국정운영의 핵심'으로 여겨집니다.
이번 인사조치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김여정 부부장의 국무위원 발탁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인 앤드류 여(Andrew Yeo) 미 가톨릭대 교수는 3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보낸 전자우편에서 "궁극적으로 그녀는 백두 혈통의 일부이자 김정은의 절친한 친구이기 때문에 그녀가 북한의 최고 통치권에 들어왔다는 사실에 너무 놀라지 말아야 한다"며 "그녀는 계속해서 정권의 중요한 대변인이자 소통자 역할을 할 것이지만 그녀가 오빠의 뒤를 이을지 추측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우리는 김여정이 강등된 것을 이미 한번 본 적이 있지만, 현재로서는 김정은이 여동생에 대한 높은 신뢰와 확신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당분간은 김여정이 최고위 권력층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함께, 미국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Ken Gause) 국장은 같은 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전화통화에서, 새 국무위원 구성을 두고 큰 의미를 두지 않으면서도, 전반적으로 내부 보안 쪽에 중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고스 국장: 국무위원회 진용을 보면 다양한 보안 인력을 넘겨받았고, 또 기본적으로 인력을 교환(trade out)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면서 김여정 부부장은 앞으로도 김정은을 대신해 외교 정책의 대변자 역할을 계속 해나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런가하면, 김정은 총비서의 오른팔이라 불리는 조용원 조직비서를 여동생과 함께 국무위원 자리에 앉힌 것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도 이날 전자우편으로 "김여정의 진짜 권력 기반은 공식 칭호라기보다 혈통이며, 그녀의 직함과 상관없이 김여정은 북한 정권의 두번째 권력자"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세종연구소의 정성장 북한연구센터장은 이날 분석자료를 통해, "미국통인 최선희 외무성 부상을 소환하고 2020년부터 북한의 대남정책에 깊게 관여해온 김여정 부부장을 새로 선출한 것도 그들의 '통남배미' 전략을 재확인시켜주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기자 홍알벗,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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