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담화볼 때 미북 교착상황 당분간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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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미국의 적극적인 대화 요청 메시지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한 것을 볼 때 당분간 미북대화재개는 어려울 것이라며 추후 북한의 반응을 주시해야 한다는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왔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22일 담화문을 통해 미국 백악관이 김정은 총비서가 당 전원회의에서 밝힌 대미 메시지에 대해 '흥미로운 신호'라고 한 것과 관련해 '잘못된 기대'라고 일축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데이비드 맥스웰(David Maxwell)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 연구원은 2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이번 담화문에 과잉반응해선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맥스웰 연구원은 북한은 여전히 미국과의 대화를 원하고 있다며 비판적인 담화문은 북한이 원하는 조치를 협상장으로 돌아가는 조건으로 요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풀이했습니다.

맥스웰 연구원: 김여정의 담화문은 한미 양국의 유화론자들(appeasers)에게 연합훈련을 중단하고, 대북제재를 완화해야 북한이 협상으로 돌아갈 것이란 합리적 정당성을 주기 위해 나온 것입니다.

이는 외교를 댓가로 협박하는 북한의 전형적인 수법이라며, 한미 양국이 북한의 요구를 그대로 들어줘서는 안되며, 북핵 위협을 인지하면서 북한에 대한 강한 억지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멕스웰 연구원은 강조했습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분석관을 지낸 수 김(Soo Kim) 랜드연구소 정책분석관 역시 2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미 행정부가 당분간 북한의 반응을 관망하는 편이 낫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공개적으로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 개발 의지를 천명한 상황에서 미북협상을 재개하는 것은 북핵 위협 감소에 효과적이지 않을 것이라며, 그동안 비핵화에 대한 김정은 총비서의 진실성을 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김 분석관은 북한이 최근 미국의 대북정책과 고위 관리들의 언급에 반응을 보인 것은 여전히 미국의 행동을 예의주시한다는 방증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성명을 통해 미국과 의사소통해왔다는 점을 바탕으로 미 정부는 북한이 전달하려는 대미메시지가 무엇인지 주의깊게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정성장 한국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22일 미북대화 재개에 대한 김여정 부부장의 부정적 입장을 볼 때 북한이 미북대화에 곧바로 나설 준비가 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정 센터장은 김정은 총비서가 '대화와 대결 모두에 준비해야 한다'고 했지만 미북 간 뿌리깊은 상호 불신과 적대의식으로 대화 재개가 어려울 뿐 아니라 미북회담이 열리더라도 접점을 찾기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현재 중국과 먼저 교류협력을 재개한 후 필요할 경우 미국과 협상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이어 계속해서 대화 거부를 밝히는 북한에 대해 미 정부는 중국, 한국이 함께 참여하는 북핵 4자회담 개최를 추진함으로써 중국을 통해 북한을 협상장으로 나오게 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