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김여정 으름장은 한미동맹 교란 노림수”

지난 2019년 3월 2일 김정은 북 국무위원장 베트남 방문 당시 호찌민 묘 참배를 수행한 김여정의 모습.
지난 2019년 3월 2일 김정은 북 국무위원장 베트남 방문 당시 호찌민 묘 참배를 수행한 김여정의 모습.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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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의 일부 한반도 전문가들은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최종목표는 한미동맹을 끊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보도에 홍알벗 기자입니다.

지난 1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은 담화문에서, 올 여름에 계획돼 있는 한미군사훈련과 관련해 "양국 간 신뢰회복을 바라는 남북정상의 의지를 심하게 훼손시키고 남북관계의 앞날을 더욱 흐리게 하는 '재미없는 전주곡'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 국방부 대변인실은 2일 전자우편을 통해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우리는 계획되거나 실시된 훈련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며 "한미동맹은 높은 수준의 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군대를 보호하기 위한 신중한 예방 통제 조치를 시행 및 유지하는 동시에, 어떠한 위협이나 적으로부터도 대한민국을 보호하기 위한 강력한 연합 방위 태세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같은 날 미 국무부 대변인실도 자유아시아방송에 보낸 전자우편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외교와 대화가 필수적이라며 "미국은 철통같은 한미동맹으로 대한민국의 안보와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동시에 미국은 남북 대화 참여를 지지하고 최근 남북 연락망 소통과 관련된 발전을 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군사전문가인 미국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Bruce Bennet) 선임연구원은 2일 전자우편으로 자유아시아방송에 "수십 년 동안 북한은 한미동맹을 교란시키려 해왔고, 한미군사훈련이 북한에 대한 적대행위라는 주장도 주요 논거 중 하나"라면서 "한미 양국은 이미 매년 겨울과 여름에 실시하는 주요 현장 훈련의 대부분을 포기했지만 그 대가로 북한으로부터 거의 아무것도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 전문가인 미국의 오공단 박사는 2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전화통화에서, "한미군사훈련에 대한 김여정의 발언은 늘 있어왔던 일이라 새로울 것도 없어 큰 의미를 두지 않아도 좋을 것"이라며 "북한 당국은 한미군사훈련 폐지를 주장하지만 반면에 그들이 내놓을 건 없다"고 말했습니다.

오공단 박사: 주로 8.15 광복절에 맞춰서 강한 목소리를 내야 하니까 늘 똑같은 목소리를 내는거죠, 김정은 대신 김여정이요. 해야 될 말을 하는 입장이니까 특별한 배경은 없어요. 매년 하는 일이에요.

오 박사는 또, "군사 동맹은 동맹국이 침략을 받으면 가담해서 도와야 한다"며 "군사 동맹은 반드시 실전과 비슷한 상황 및 시나리오 아래서 군사 훈련을 정기적으로 해야 하는데 이런 훈련을 하지 말라는 건 즉, 동맹을 폐기하라는 것과 같다"고 강조했습니다.

오공단 박사: 자기들이 항상 하고 싶은 일, 하고 싶은 짓, 하고 싶은 시간, 하고 싶은 장소를 북한이 골라서 해요. 예측가능성이나 그런 정상적인 스케줄이 있는 게 아니고, 당하는 쪽에서는 항상 당황, 혼란, 놀람 이런 것들이 계속되고, 북한은 뒤에서 웃고 있고 이런 식이죠.

미 해군분석센터의 켄 고스 국장도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의 통신망 복원은 분명히 '당근'이었지만 이제는 그 당근이 '회초리'가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북한은 합동훈련으로 인해 야기되는 모든 문제의 책임은 한국에 있다며 떠넘길 것이고, 미사일 시험 등 어떠한 형태의 도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경고했습니다.

고스 국장: (북한은) 우리가 훈련 규모를 축소한다는 사실을 안다면, 그들은 일종의 승리를 선언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적대적 정책의 일부로 간주하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고 주장할 수도 있습니다.

반면, 영국 리즈대학(Univ. of Leeds)의 로버트 윈스탠리 체스터즈(Robert Winstanley-Chesters) 박사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자우편으로, "평양은 한미합동훈련이 본질적으로 북한에 대해 적대적이며 체제에 대한 위협이라고 생각하고 미국이 진정으로 북한과의 평화를 원할 경우 취소해야 한다는 점을 항상 시사해왔다"면서도 "북한이 최근 연락망 재설치로 긴장 완화를 보여주려 하고 있는 만큼, 합동훈련이 연기되거나 규모가 축소된다면 계속되는 남북간 긴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김여정 부부장은 지난 6월 20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김정은 총비서가 대화에 나설지 기다리고 있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꿈보다 해몽"이라고 발언하는 등 북한 당국을 대변하며 한국과 미국을 비난하는 강경 발언을 계속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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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홍알벗, 에디터 박봉현,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