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입법조사처 “김여정 지위 변화, ‘백두혈통’ 후계자 가능성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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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최근 지위 변화가 김 위원장의 후계자로 떠오를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국회 입법조사처가 29일 발표한 '북한 당 정치국 회의와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3차 회의분석과 시사점' 보고서.

국회 입법조사처는 이 보고서에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최근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재임명됐다는 점에 주목하며 이는 이른바 '백두혈통'의 통치 기반을 강화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2019년 4월 제7기 제4차 전원회의에서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물러난 지 약 1년 만인 지난 11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에서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재보선된 바 있습니다.

입법조사처는 또 김여정 제1부부장이 올해 초부터 자신의 명의로 대미 및 대남 담화를 발표하는 등 독립된 정치 주체로서 활동한 것은 백두혈통 후계자로서의 지위와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예고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김여정 제1부부장의 위상이 강화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김여정 제1부부장이 정치국 후보위원을 한번 하긴 했지만 대미·대남 담화를 낸 직후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등장했단 점에서 위상이 이전보다 훨씬 강화됐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입법조사처는 다만 김여정 제1부부장이 현재로선 정치국 후보위원에 머물러 있는만큼 곧바로 후계자의 지위와 역할을 부여받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입법조사처는 또 보고서에서 북한이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사태 극복을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경제 상황은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습니다.

북한이 신형 코로나의 유입을 막기 위해 국경을 폐쇄하면서 관광사업이 중단돼 외화난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는 겁니다.

또 시장에 수입품 공급이 막히면서 생필품과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인한 인민경제의 침체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가 "북한의 모든 상황 변화를 고려한 종합적인 대북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