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당국, 길거리에서도 개인 노트북 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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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북한 당국이 개인들이 가지고 있는 컴퓨터에 대한 집중 검열에 나서면서 하드디스크(보조기억장치)까지 확인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북한 내부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서 컴퓨터와 인쇄기, 라디오 등의 전자기기는 안전부와 보위부에 등록해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개인이 안전부와 보위부, 전파감독국(보위부 소속)을 찾아다니며 서류를 제출하고 기기 검열을 받아야 하는데 특히 컴퓨터는 등록절차가 까다롭고 기간도 오래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14일 “요즘 청진시에서 개인 컴퓨터에 대한 검열이 진행되고 있다”며 “보위부, 안전부, 검찰소 성원으로 구성된 검열관들이 컴퓨터가 있는 집들을 돌며 컴퓨터를 일일이 확인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우리 집에 온 검열 성원은 2명이었다”며 “이들이 컴퓨터에 ‘붉은별’ 조작체계(운영체계)를 쓰는지 우선 확인한 후 하드디스크를 처음 등록할 때 문건에 기록된 것과 실제 같은 지 깐깐히 확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내가 컴퓨터를 가지고 있은 지 10년이 넘었다”며 “그동안 컴퓨터 검열이 수차 진행되었지만 컴퓨터를 분해해 하드디스크까지 확인한 것은 두세 번에 불과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번 검열에 걸린 주민이 한둘이 아닌 것 같다”며 “내가 하는 한 주민은 하드디스크가 등록할 때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컴퓨터를 회수당했는데 하드디스크가 망가져 교체한 것이라고 사정을 했으나 소용이 없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어서 소식통은 “또 다른 친구는 ‘붉은별’ 운영체계를 쓰지 않았다고 노트컴(노트북)을 회수하겠다는 검열 성원에게 비(중국돈) 200원(미화 28달러)을 주고 겨우 무마했다”며 “최근 당국의 검열과 단속이 그 범위와 강도에 있어 점점 더 강해지고 있는데 무슨 검열이든 진행될 때마다 결국 주민들이 주머니를 털리게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조선컴퓨터센터가 개발한 ‘붉은별’이라는 컴퓨터 운영체계를 사용하도록 강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붉은별’ 체계가 미흡한 점이 많고 한국 영화나 드라마를 비롯한 외국 영상을 몰래 보는 것을 다 기록한다고 알려지면서 ‘붉은별’ 체계를 쓰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함경남도의 한 주민 소식통도 같은 날 “컴퓨터와 같은 전자제품에 대한 검열은 이전부터 계속되어온 것이지만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이 채택된 후 더 강해졌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며칠 전 내가 일하는 사무실에 보위지도원인지 안전원인지 모를 검열 성원이 길가던 대학생 청년을 데리고 들어왔다”며 “그 청년의 손에 든 가방에 든 것이 노트컴이냐고 묻고는 컴퓨터에 불순한 내용이 없는지 깐깐하게 검열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컴퓨터, 특히 노트컴은 간부나 돈주를 비롯해 나름 괜찮게 사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물건”이라며 “이전에는 자랑하듯 노트컴을 들고 다니는 청년들이 많았지만 검열이 심해지면서 최근에는 노트컴을 밖에 들고 다니는 것을 극력 삼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