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단지 보며 김씨 일가도 신이 아닌 사람이란 사실 깨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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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탈북민 류성현 씨는 북한에 있을 때 전단지를 통해 김씨 일가도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전단지가 효과적으로 북한 주민들의 생각을 바꿀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민간단체인 국제공화연구소 IRI의 한국사무소와 주한미국대사관이 18일 공동주최한 ‘북한의 정보 자유’ 온라인 토론회.

탈북민 류성현 씨는 이 자리에서 “북한에 있을 때 전단지를 보며 김씨 일가도 신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습니다.

류 씨는 또 “전단지는 직접적으로 외부 세계에 대한 핵심을 이야기하기 때문에 영화보다 몇 배 더 효과적으로 북한 주민들의 생각을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탈북민 류성현 씨 : 가장 충격적인 것이 김씨 일가도 사람이라고 그것을 보며 깨달았어요. 그냥 신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인데 그 전단지를 쭉 읽어보며 김씨 일가도 사람이구나 이런 것을 거기에서 알게 됐어요. 전단지는 직접적으로 사람들에게 외부 세계에 대해서 골간을 이야기하기 때문에 영화의 몇 배를 초월하는 수준으로 북한 주민들의 생각을 바꾸는 거죠.

류 씨는 대북전단살포금지법에 대한 생각을 묻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문과 관련해서는 “(민주당 측) 접경지역 주민들의 안전을 고려한다는 주장을 감안했을 때 (일리가 있으며) 무조건 잘못됐다고 볼 수는 없는 딜레마가 있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습니다.

다만 류 씨는 “북한 주민들 입장에서 봤을 땐 (전단지는) 가장 절실하고 필요한 것이며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해당법을 다시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탈북민 류성현 씨 : 북한 주민들 입장에서 봤을 때는 그게 가장 절실하고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제 입장으로 말한다면 그 법을 다시 한 번 고려해 봐야 한다고 봐요. 그게 (북한) 한 사람 한 사람에 있어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 같아요.

류 씨는 “북한이 김정은 정권 이후 외부 정보로 인해 체제를 지지하는 주민들의 열의가 떨어진다는 것을 인식했다”며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이 마련된 이후 외부 정보를 접하는 일은 과거보다 몇 배로 힘들어졌다”고 말했습니다.

류 씨는 자신도 한국 내 탈북민이 500명이 아니라 약 3만 5천 명이라는 사실을 한국에 와서야 알았다고 말했습니다.

이 자리에는 수학과 컴퓨터 분야 일인자로 알려진 탈북민 장혁 씨도 참석했습니다.

장 씨는 북한에 정보를 유입할 때 드라마, 영화 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 생활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장 씨는 “드라마나 영화는 어린 연령대에서 찾고 있으며 20대 이상부터는 북한 내부에서 형성된 시장질서 안에서 치열한 생존경쟁을 이겨낼 수 있는 정보들을 필요로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탈북민 장혁 씨 : 과거에 비해 정보의 요구 수준도 올랐다는 겁니다. 지금은 드라마를 목매는 건 10대 정도고 20대 이상부터는 좀더 다른 퀄리티 높은 정보를 요구합니다. 경제지수라든가 유가 물가 등. 시장이 형성되어서 그 안에서 서로 이기기 위한 생존경쟁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죠.

장 씨는 외부 정보를 구하기가 과거보다 훨씬 어려워졌다는 류 씨의 의견에 동의하며 “과거에는 외부 정보 접근 시 처벌 수위가 노동단련대 정도였는데 지금은 교화형을 받거나 일부 처형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장 씨는 “개개인의 소득을 높이고 사람답게 살고자 하는 욕구를 강하게 만드는 것이 민주화의 첫 걸음이라고 생각한다”며 “북한 주민들이 안전하게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민간대북방송을 이끌고 있는 이광백 국민통일방송 대표는 “외부 정보 유입을 통해 북한 주민들의 생각과 의식을 바꿀 수 있으면 북한이 변화하는 힘이 될 수 있다”며 “북한 주민들이 민주주의, 인권 문제 등을 열망할 수 있도록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밖에 이 대표는 “북한도 디지털 시대로 이행하는 데 있어 예외가 아니다”라며 “외부 정보를 유입하는 데 있어서는 대단히 유리한 일”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번 행사는 국제공화연구소 한국사무소에서 운영 중인 청년 프로그램인 BYFY 의회 타운홀 시리즈의 두 번째 행사입니다.

BYFY 의회 타운홀 시리즈는 탈북민 청년과 한국 청년으로 구성된 멤버들이 북한 인권에 대해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오정민 국제공화연구소 한국사무소 대표는 이날 논의를 기반으로 정책 메모를 작성해 정책 결정권자, 정책 연구자 등 관련인들에게 전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오정민 국제공화연구소 IRI 한국사무소 대표 : 청년들의 목소리가 실제적으로 북한 인권에 관련된 뭔가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단계로 가려면 정책을 결정하시는 분들, 혹은 관련 연구를 하시는 분들께 이 목소리가 전달되면 좋겠다고 생각이 들어서 논의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액션 스텝으로 나갈 수 있도록 하는 정책 메모 과정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국제공화연구소 한국사무소는 북한의 정치적 자유에 대한 북한 인권 토론회를 이어간다는 계획입니다.

기자 한도형,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