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의 일부 간부들과 주민들은 남한 탈북자단체들의 대북전단 살포를 비난하는 김여정의 담화가 노동신문에 게재된 사실에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다수 북한주민들은 대북전단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데 담화내용을 공개함으로써 대북전단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관련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익명을 요구한 평양시의 한 간부 소식통은 4일 "오늘(4일)자 노동신문에 남조선 내 탈북자들에 의한 대북 삐라(전단지) 살포 소식이 실려 주민들이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면서 "당에서 의도했던 안 했던 간에 노동신문이 탈북자들의 대북 정보유입 활동을 상세히 설명하는 효과를 가져온 셈"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노동신문에 실린 담화내용을 보면 그동안 여러차례에 걸쳐 남조선 내 탈북자 단체들이 '최고존엄(김정은)'의 오류와 무능을 비난하는 삐라를 보내온 것을 짐작할 수 있다"면서 "대북 삐라의 내용이 김정은을 직접 비판하는 것에 발끈해서 강경한 내용의 대남 담화를 발표한 것이겠지만 이를 노동신문에 게재한 것은 무슨 의도에선지 얼핏 이해가 안 된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오늘 노동신문을 접한 주민들은 하늘 같이 지엄하신 최고존엄이 남한에서 보낸 전단지 내용에 발끈하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고 말한다"면서 "김씨 일가의 세습통치에 환멸을 느끼고 있는 젊은이들은 남한의 대북전단들이 김정은의 실정을 어떻게 비난했는지 그 내용을 알아보기 위해 신경을 곤두 세우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한 가지 이상한 것은 김여정이 탈북자들의 대북삐라 살포 활동을 저지할 법을 만들라고 남한정부에 요구한 사실"이라면서 "담화를 자세히 읽어보면 남한에서 온 삐라가 '최고존엄'의 위상에 흠집을 낼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에 남한에 그런 요구를 한 것 같은데 사회주의 강국 건설에 매진하고 있다는 '최고 존엄'의 위상이 삐라 몇 장에 흔들릴 수 있는 것인지 반문하고 싶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간부소식통은 4일 "노동신문이 뜬금없이 탈북자의 대북삐라 살포를 강하게 비난하는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의 담화내용을 실었다"면서 "비록 탈북자의 대북활동과 남한당국을 비난하기 위해서라지만 탈북민들의 활동소식이 노동신문에 실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주민들이 동요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요즘 코로나사태로 생계의 어려움에 처한 주민들은 당국에 대한 불만이 쌓여가고 있다"면서 "이런 와중에 김여정의 담화문이 노동신문에 게재되어 대북 삐라의 내용이 공개되고 탈북민들의 대북 정보유입 노력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주민들의 체제에 대한 불만에 부채질 한 결과를 가져왔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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