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군 창건 91주년(4.25)을 맞으며 초·고급중학교 학생들에게 위문편지 쓰기를 지시했습니다. 그런데 편지지 비용이 학생들에 부과되어 주민들의 빈축을 사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의 보돕니다.
다가오는 4월 25일, 이날은 김일성이 항일유격대를 조직한 날이라며 북한이 선전하는 군 창건 절입니다. 올해가 군 창건 91주년, 군 장병들의 사기를 올린다며 학생들에게 위문편지를 쓰도록 조직하고 있습니다.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은 21일“어제 안주시 초급중학교(3년제)에서 편지지 두 장을 학생들에게 나누어주었다”며”4.25를 맞으며 인민군대 위문편지를 써오라는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해마다 북한은 군 창건절(4.25)마다 군 장병들의 위문편지 쓰기에 학생들을 동원해 왔습니다. 하지만 올해처럼 편지지를 주면서 위문편지를 써오라고 조직한 사례는 처음이라는 것입니다.
소식통은 “그런데 학교당국이 인민군대 위문편지를 써오라고 내준 편지지 비용을 학교에 바치라고 학생들에게 포치했다”면서“편지지 한 장 비용은 내화 500원($0.06)이다”고 말했습니다.
편지지는 안주종이공장에서 편지지 용도로 생산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편지지 한 장 가격이 빵 한 개 가격 정도로, 비싸지는 않지만 주민들의 반응은 싸늘합니다.
“인민군대 위문편지는 아무 종이에 써도 진심으로 쓰면 되는 것이 아니냐”며 “공장에서 생산한 편지지를 학생들에게 나누어주고 위문편지를 쓰라고 하면서 편지지 비용을 강제로 걷어간다며 주민들이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같은 날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도 “인민군 창건 91주년을 맞으며 정주시에서도 고급중학교(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인민군대 위문편지 쓰기가 조직됐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금까지 인민군대 위문편지는 학생들이 학습장 종이에 써서 학교에 바치면 학교당국이 군부대에 집체로 보냈다”면서“그런데 올해는 편지지를 집체로 주고 위문편지를 써오도록 했다”고 언급했습니다.
북한에서 학습장은 주로 볏짚을 원료로 만들어 종이 표면이 거칠고 시커먼데다 조금만 힘을 줘 글을 쓰면 찢어지는 질 나쁜 종이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올해 학교당국이 군인들에 보내는 위문편지지에 신경을 쓰는 것은 긴장된 정세와 관련해 군인들이 언제든 전투준비에 동원될 수 있도록 전투 사기를 올려주라는 북한 당국의 지시와 관련되어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특히 군 창건절 91주년을 맞으며 각 지역 기관과 학교 등에서 인민군대 지원사업을 얼마나 성심성의로 했는지에 대한 총화 사업이 당적 사업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신의주 도시처럼 잘사는 사람들이 많은 지역의 초·고급중학교에서는 군부대 군인들에게 보내는 위문편지 경쟁에서 지지 않으려고 평양에서 생산된 고운 축하장을 단체로 사들여 학생들에게 나누어주고 위문편지 쓰도록 조직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인민군대를 격려하는 위문편지를 편지지에 쓰든 축하장에 쓰든 그 비용을 전부 학생들에게 부과되고 있어 군 창건절을 이용해 당국이 장사를 하냐며 얼굴을 찡그리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기자 손혜민,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