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와 관련해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한미동맹과 대북협상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지나친 반응은 자제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홍알벗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 민간연구기관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16일 최근 "북한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의 관계를 부정적으로 묘사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측의 이번 연락사무소 폭파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 대한 잠재적 도발 경고를 통해 미국이 더 큰 양보를 하도록 강요하려는 의도가 반영돼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미국의 대니얼 러셀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도 이날 전자우편을 통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는 문재인 한국 대통령의 접근에 대한 명백한 거절을 표현하는 것이며, 북한은 무시할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미국 측에도 상기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또 북한이 도발을 통해 압박을 가중시키는 것은, 대북제재는 완화하지 않으면서 '(북한의) 위협을 종식시켰다'고 자화자찬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난처하게 만들겠다는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 국장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전화통화에서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면서 "북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평양을 참여시켜야 하는데, 무엇보다 미국이 주도권을 잡고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다시 불러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고스 국장: 북한은 현재 한국과 연관된 모든 것들을 없애버리고 싶어합니다. 그리고 한국이 계속해서 북한 측 문을 두드리는 것도 원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북한은 그동안 남북 간에 있었던 일을 지워버리고 군사분계선 쪽으로 군대를 보내고 2018년 (남북군사협정)에서 포기했던 국경지대를 다시 되찾고 싶어합니다.
미국 민주주의 수호재단(FDD)의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은 단순히 한미 간 동맹을 시험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과 미국 사이를 틀어지게 만들려고 하는 것"이라며 "북한에 대한 적절한 대응은, 먼저 한미 동맹을 공고히 하는 동시에 김 씨 정권에 의해 위협을 받는 탈북자들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대북 전단지 살포 등 탈북자들의 활동을 불법으로 만드는 대신 북한 주민의 인권을 위해 일하는 탈북자와 그들의 활동을 한국 정부가 보호, 지원하고 더 나아가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반면, 미국의 마크 배리 국제세계평화학술지 편집장은 16일, "이번에 벌어진 북한의 터무니없는 행동은 중국을 포함한 이웃 국가들에 간섭하지 말라는 경고"라며 "하지만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는 탈북자들의 전단지 살포는 중지시켜야 한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미국 평화연구소(USIP)의 프랭크 엄 선임연구원은 이날 "미국과 한국 정부는 긴장을 고조시키고 영향력을 미치려는 북한의 노력에 지나치게 반응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불행하게도, 한국 정부는 남북 관계를 발전시키고 싶어 하지만 한미 간 동맹의 벌어진 틈 사이에 갇혀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한미 양국은 견고한 동맹을 통해 강력한 군사 대비와 억지력을 유지하고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지 않도록 북한에 계속 경고해야 한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강조했습니다.
미국 랜드연구소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16일 전자우편을 통해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김정은이 새로운 접근법을 시도하고 있는데 그것은 문재인 한국 대통령의 평화로운 공존 프로그램을 직접 공격하는 것"이라며 "상징적일 뿐만 아니라 극단적인 접근 방식으로 남북연락사무소를 파괴함으로써 문 대통령을 흔들려고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만약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의 협박에 굴복한다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는 말하기 어렵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합법적으로 한국 기업에 대해 세컨더리 보이콧, 즉 제 3자 제재를 가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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