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루치 “미북 연락사무소, 국교정상화 토대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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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미국의 로버트 갈루치(Robert Gallucci) 전 북핵 대사는 이달 말 2차 미북 정상회담의 결과로 미북 간 연락사무소가 설치되면 양국 간 국교정상화로 나아가는 토대가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갈루치 전 대사는 19일 미북 간 연락사무소 개설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미국 CNN 방송의 최근 보도와 관련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논평 요청에 연락사무소로 양국 간 공식적인 대화 창구가 마련되면 비핵화를 거쳐 결국 미북 간 국교정상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갈루치 전 대사 : 연락사무소는 미북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비핵화나 국교 정상화와 관련해 정상적이고 정기적인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견인차 역할을 할 것입니다. 연락사무소는 비핵화와 국교정상화 단계를 밟기 위한 양국 간 의사소통을 더욱 쉽게 해줄 것입니다.

갈루치 전 대사는 또 연락사무소 개설이 북한 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상응조치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그는 특히 북한이 1990년대 초반부터 미국과의 국교정상화를 미북 관계에 대한 최대 목적으로 삼아 왔다며, 이달 말 미북 정상회담에서 북한은 종전선언 등을 통한 국교정상화를 주요 의제 중 하나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로 이미 미북 간 연락사무소 개설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면 북한이 미국 측에 영변 핵시설 폐기와 같이 비핵화에 대한 실질적인 조치를 협상안으로 내놓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갈루치 전 대사는 설명했습니다.

갈루치 전 대사 :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를 주요 목표로 삼는 것처럼 북한의 우선 목표는 미국과의 국교 정상화입니다. 따라서 미국이 연락사무소 개설에 합의하는 것은 것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대한 상응조치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갈루치 전 대사는 미북 간 연락사무소가 개설된다면 평양 뿐 아니라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 DC에도 세워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1994년 당시 미북 간 제네바 핵합의로 미북 양국 수도에 연락사무소를 개설하기로 결정했던 사례를 언급하면서 양국 간 긴밀한 소통을 위해 북한 측 외교 관계자가 미국 내 연락사무소에 상주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의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정책 조정관은 18일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연락사무소 개설은 비핵화까지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 압박을 지속하면서도 양국 간 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연락사무소 개설은) 부분적으로 미북 관계가 개선됐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표시”라면서 “실제로 미국이 (북한에) 사찰단을 파견하게 되면 이를 운영할 사무소가 필요하다는 관점에서도 좋은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오는 27∼28일 베트남, 즉 윁남 하노이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측 실무협상단 중 알렉스 웡 미 국무부 부차관보 등이 1차로 17일 미국에서 출발하고, 이어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20일께 출발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2차 미북정상회담 전 두 단계에 걸쳐 미북 실무협상이 열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갈루치 전 대사는 실무단 간 많은 회담이 열릴수록 정상회담이 더욱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면서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가했습니다.

갈루치 전 대사 : 두 정상이직접 만나기 전 더 많은 준비 회담이 있을수록 서로 당황하는 일 없이 정상회담이 부드럽게 진행될 것입니다. 이러한 준비 회담에서 협의가 이뤄지면 두 정상은 회담에서 공식적으로 이를 지지할 것입니다. 이번에 북한은 비핵화에 대한 실질적인 행동을 보이고 이에 대해 미국이 국교 정상화와 대북제재 완화 등의 조치를 취하는 회담이 되길 희망합니다.

한국과 일본 언론에 따르면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를 비롯해 최강일 외무성 북아메리카 국장 직무대행,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책략실장 등 북한측 협상 대표들 역시 하노이로 가기 위해 19일 중국 베이징에 도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