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한미일 3국 내 정치 상황 때문에 동맹과 안보협력이 흔들릴 것으로 오판할 가능성을 차단하는 것이 우선 과제라는 제언이 한국 내 전문가들로부터 제기됐습니다. 한미 연합훈련을 지속적으로 실시하는 조치 등이 필요하다는 설명입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19일 한국 국회에서 ‘2025년 김정은의 선택’을 주제로 열린 정책 토론회.
한국 내 전문가들은 미국 새 행정부 출범과 한국 계엄사태 등 국내 정치 상황 때문에 북한이 한미일 간 안보협력이 흔들릴 것으로 오판할 가능성을 우려했습니다.
한미 핵협의그룹(NCG)와 미국의 확장억제, 한미일 안보협력 등이 국내 정치와 무관하게 지속될 것이라는 점을 북한에 확실히 인식시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호령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의 말입니다.
[이호령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북한이 오판할 여지를 차단하는 것에 최우선으로 초점을 맞춰야 한다, 한미일 국내 정치 상황과 관계 없이 합의 사항이 지속된다는 것을 북한에 인식시키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호령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이 자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의 대화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대화 시작이 곧 합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미북 대화가 한미 관계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말했습니다.
설사 미북 간 관계 개선이 이뤄진다 해도 그것이 바로 한국 정부가 대화에서 소외되는 상황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은 옳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 책임연구위원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전제로 한 이른바 ‘빅딜’과 핵군축을 지향하는 ‘스몰딜’을 서로 배제하는 관계로 보는 시각에도 선을 그으면서, ‘스몰딜’은 완전한 비핵화를 향한 협상의 도입부로 봐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박원곤 이화여자대학교 교수는 같은 자리에서 한미 연합훈련을 흔들림 없이 실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박 교수는 지난 2018년 미북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대규모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하겠다는 결정이 내려진 것처럼, 미북 대화 재개 과정에서 유사한 상황이 재연돼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박원곤 이화여자대학교 교수]지난 2018년 4월 전원회의에서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핵실험을 유예하겠다고 선언했고, 6월엔 싱가포르 합의를 통해 사실상 연합훈련과 전략자산 전개 중단을 밝혔는데 이런 상황이 미북 협상 초입에 다시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박 교수는 현재 한미 훈련이 지난 2018년 당시와 달리 양국 간 핵협의그룹(NCG) 등을 통해 마련된 지침에 따라 진행되는 확장억제의 핵심축이라며, 훈련 중단 내지는 축소를 통해 그 근간을 흔드는 것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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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미북 대화 재개가 예상보다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같은 자리에서 제기됐습니다.
탈북민 출신인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은 러시아와 밀착하고 국제사회로부터 사실상 핵보유를 인정 받아가는 북한으로선 대북제재 해제 욕구가 이전보다 상당히 떨어졌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같이 진단했습니다.
이호령 책임연구위원도 북한이 핵무기를 언급할 때 강조하는 ‘평화’란 결국 억지력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선 비핵화 대신 핵 고도화를 지향할 수밖에 없는 만큼 미북대화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분석했습니다.
“러·우 전쟁 끝나면 북 전략적 가치 떨어질 것”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 북한의 전략적 가치가 떨어질 것이며, 북러 관계에 기대를 걸고 있는 북한 경제의 어려움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왔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올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정전, 휴전에 돌입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같이 진단했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러시아가 사단급 규모 병력을 지원 받았으니 어쨌든 병력 면에선 상당한 효과를 본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은 전쟁을 수행하는 단계니까 북한이 중요하지만 전쟁이 끝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조 석좌연구위원은 북한이 기대와 달리 러시아로부터 군사적·경제적 측면에서 별다른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동시에 중국과의 관계도 악화된 ‘총체적 난국’에 빠져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홍승욱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