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한국군이 '판문점선언'의 후속조치로 대북 확성기 방송시설 철거 작업에 돌입했습니다. 대남 확성기 방송시설을 철거하는 북한군의 움직임도 포착됐습니다.
서울의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남북의 군 당국이 ‘판문점선언’ 나흘 만에 군사분계선(MDL) 일대의 확성기 방송 시설을 철거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 군 당국은 1일 “한국 군이 MDL 일대의 확성기 철거 작업에 돌입했다”며 “오전부터 북한 지역을 주시한 결과 북한 군이 대남 확성기 방송 시설을 철거하는 동향도 포착했다”고 밝혔습니다. 군의 한 관계자도 “북한 전체 전선에 걸쳐 여러 개의 대남 확성기 방송 시설이 철거되는 동향이 파악됐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MDL 일대에서 약 40대의 확성기 방송시설을 운용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의 대남 확성기 방송시설들은 대부분이 지상 고정형입니다.
한국 군은 1일 오후부터 대북 확성기 방송 시설을 철거하기 시작했습니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 : 대북 확성기 방송시설은 오후 2시부터 시작됐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이 부분은 한국 취재진에도 공개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 군이 운용한 대북 확성기 방송시설은 이동형 10여 대, 지상 고정형 30여 대 등 총 40여 대입니다. 한국 군은 이미 이동형 확성기 방송시설을 최전방 지역에서 철수시켰습니다. 현재는 지상 고정형 시설을 철거 중입니다.
앞서 한국군은 지난달 23일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했습니다. 북한도 이에 호응해 대남 확성기 방송을 중지했습니다. 확성기 방송은 한국군이 먼저 중단했지만 방송 시설 철거 작업은 북한이 먼저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남북 군 당국의 확성기 방송 시설 철거는 지난 27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발표된 ‘판문점선언’에 따른 후속조치입니다. 판문점선언에는 남북이 휴전선 일대에서 군사적 긴장감을 완화시키기 위해 모든 적대 행위를 중단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남북 군 당국은 이달 중 장성급 군사회담도 개최할 예정입니다. 이 자리에서는 군사분계선 일대를 실질적인 평화지대로 만들기 위한 논의가 벌어집니다. 또한 향후 남북 간 교류와 왕래를 군사적으로 뒷받침 하기 위한 협의도 이뤄집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판문점선언을 통해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합의한 만큼 남북 군 당국은 앞으로도 다양한 군사적인 문제들을 폭넓게 논의할 계획입니다. 이에 따라 향후 남북 국방부장관 회담과 군사당국자 회담 등도 열릴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