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위반 전력 북 유조선, 러 근해서 또 불법환적 가담 정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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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과거 유엔 대북제재 위반에 연루된 북한 유조선이 러시아 근해에서 포착됐습니다. 북한이 북러 정상회담 이후 더 많은 정제유를 러시아로부터 수입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유조선 ‘신평5’(Sin Phyong5)호가 러시아 근해에서 포착된 것은 지난 24일입니다.

선박의 위치 정보를 보여주는 ‘마린트래픽’(MarinTraffic)에 따르면 신평5호는 이날 러시아 나훗카 항에서 남서쪽으로 30km 떨어진 위치에서 선박 자동식별장치(AIS) 신호를 보낸 뒤 자취를 감췄습니다.

지난 5월 15일 황해에서 위치 신호를 보낸 이후 한 달여 만에 러시아 항 인근에서 모습을 드러낸 뒤 사라진 건데, 또다시 불법 유류 환적에 가담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발견된 겁니다.

1천579톤급인 신평5호는 2022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단으로부터 제재 권고를 받은 바 있습니다.

당시 전문가단은 신평5호가 중량의 90%에 달하는 2만 2천여 배럴의 정제유를 북한에 불법으로 운반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관련 위성사진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데이비드 맥스웰 아태전략센터(CAPS) 부대표는 2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러시아가 북러 정상회담 이후 더 많은 정제유를 북한에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9일 체결한 조약에는 식량과 에너지, 보건, 무역경제, 과학기술, 우주 등 다방면에서의 협력이 명시돼 있습니다.

맥스웰 부대표: 러시아가 이미 정제유를 제공하고 있고 앞으로도 제공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는 확실히 북한이 러시아에 제공해온 군수품과 미사일, 포탄에 대한 대가일 것입니다.

아울러 맥스웰 부대표는 “한국과 미국, 일본 등 국제사회는 북한 선박의 제재 회피를 막기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북한의 불법 해상 운송을 차단하겠다는 의지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는 지난 2022년 말부터 대북 정제유 공급을 재개했는데, 북한이 무기와 탄약을 러시아에 공급하고 나서부터 정제유 수출 규모가 대폭 확대됐다는 분석이 제기된 바 있습니다.

실제 미국은 지난달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규정한 연간 한도를 초과하는 정제유를 북한에 운송했다고 지적했습니다. 2017년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북한의 석유 정제품 수입량은 연간 50만 배럴로 제한됩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입니다.

커비 보좌관(5월2일 기자회견): 러시아는 3월에만 16만5천 배럴 이상의 정제유를 (북한에) 공급했습니다. 북러간 항구의 근접성 때문에 러시아는 이런 수송을 무한정 지속할 수 있습니다.

한편 러시아는 올해 1월 북한에 1만 5천여 배럴의 정제유를 공급했다는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보고를 마지막으로 정제유 공급량을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한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