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한국 정부는 북한이 남북 고위급회담 연기를 일방적으로 통보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청와대 국가안보실을 중심으로 북한의 의도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이 예정됐던 남북 고위급회담을 전격 취소하자 청와대 국가안보실을 중심으로 긴박하게 움직이며 대응책 마련에 착수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수시로 관련 보고를 받으며 비공개 회의를 통해 대응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정부는 즉각 통일부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내고 북한에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조속히 회담에 호응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의 통지문도 전달했습니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 : 연례적인 한미연합공중훈련을 이유로 남북 고위급회담을 일방적으로 연기한 것은 4월 27일 양 정상이 합의한 '판문점 선언'의 근본 정신과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유감입니다.
한국 정부는 일단 청와대 국가안보실을 중심으로 북한의 의도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조치가 미북 정상회담을 비롯한 향후 한반도 평화정착 과정에 미칠 파장을 주시하는 모습입니다.
한국 정부는 다만 북한의 이번 조치로 남북관계 개선과 미북 정상회담 개최라는 기존 합의가 무산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청와대는 서면 논평을 통해 “지금의 상황은 같은 그림을 그리기 위한 지난한 과정으로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한 진통이라고 본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북한은 16일로 예정됐던 남북 고위급회담을 불과 10시간 남겨두고 돌연 연기 방침을 통보했습니다.
지난 11일부터 진행돼온 연례 한미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 훈련을 문제 삼은 겁니다.
북한은 이어 미국에 대해선 일방적인 핵폐기를 강요하면 미북 정상회담에 응할 지를 다시 고려할 수 밖에 없다고 위협했습니다.
한국 군당국은 그러나 맥스선더 훈련은 한미동맹 차원의 연례적인 방어훈련이라며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입니다.
다만 북한이 문제 삼은 미군 전략폭격기 B-52는 이번 훈련에 참가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미국과의 협의도 긴밀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이 긴급 회동한 데 이어 한미 외교장관도 전화통화를 갖고 대응책을 논의했습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북한의 이번 조치에 유의하면서 미북 정상회담을 위한 준비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고 한국 외교부는 밝혔습니다.
한국 청와대는 17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 NSC 상임위 회의를 열고 대응방안을 논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