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김정일 사망일 앞두고 애도분위기 강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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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당국이 12월 17일 김정일 사망일을 맞아 주민들에게 애도 분위기와 함께 공포 분위기 조성을 강요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양강도 대홍단군의 한 주민 소식통은 14일 “김정일 사망 11주기(12월17일)와 관련한 당중앙위원회 비서국 지시문이 각 지방 당위원회에 하달되었다”며 “지시문은 모든 주민들이 김정일 서거일을 맞아 숭엄한 마음으로 추모 분위기를 보장(조성)할 데 대해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어제(13일) 기업소 아침 조회 때 초급당비서가 노동당 비서국 지시문을 전달했다”며 “김정일 사망일을 맞아 전국 각지에 있는 김일성, 김정일 동상과 사적관, 연구실 등에 대한 경비를 강화하고 중앙 추모대회를 비롯한 각종 추모 행사를 정중하게 보장하며 이색분자들의 준동을 예리하게 살피라는 내용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지시문에 따른 구체화된 당국의 지시 사항도 포치되었다”며 “당국은 김정일 추모 기간 동안 모든 주민들이 공장, 기업소에 100% 출근하여 조직되는 추모 행사에 빠짐없이 참가할 것을 강요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초급당비서가 약 보름의 추모 기간 중에 당국에 대한 비난과 불만 등 정치적 발언을 절대 하지 말 것을 강조하면서 암행어사 같은 단속원들이 암암리에 활동한다는 것을 암시했다”며 “기업소 경비를 강화하고 각종 사고를 철저히 방지하며 특별한 이유 없이 타지역으로 이동하는 것도 엄격히 제한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타지역 이동제한은 평시에도 있지만 이유가 있거나 뇌물로 여행증을 발급받으면 이동이 가능한데 특별경비기간이나 이번 김정일 사망일과 관련해서는 더 엄격히 제한된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특히 추모 기간 술을 먹거나 노래를 부르는 등 음주가무와 오락을 하면 절대 안 되며 개인적인 관혼상제도 자제하거나 간소화해야 한다”면서 “솔직히 추모기간 중에는 주민들을 통제하고 압박하는 공포 분위기가 짙어 추모기간 동안 몸을 사리고 조심하지 않으면 큰 코 다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 경원군의 한 주민 소식통도 같은 날 “12월 17일을 맞아 경건한 추모 분위기를 조성하며 발언과 행동을 조심할 데 대한 당국의 지시가 하달되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어제 읍 여맹원 모임에서 김정일 사망일과 관련한 당중앙위원회 비서국 지시문이 전달되었다”며 “지시문은 주민들이 김정일 추모와 관련한 정치행사에 정중한 자세로 참가하며 당국에 대한 비난과 불만이 담긴 발언과 행동을 절대 하지 말며 인민반 경비를 강화할 데 대한 등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요즘 텔레비죤을 통해 김정일의 업적과 인민 사랑에 대한 기록영화가 연일 방영되고 있다”며 “사적관 참관, 집중강습, 기념 강연회 등 다양한 추모 관련 행사가 연속 진행되고 있는데 마지막은 항상 김정은에 대한 한없는 충성으로 귀결된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12월은 김정일 사망일과 김정숙의 생일(12월 24일)이 있는 달로 정치행사가 다른 달에 비해 훨씬 많다”며 “해마다 추운 설명절 벽두에 진행되는 김정일 추모 행사와 김정숙 생일 경축 행사로 주민들은 생계에 큰 지장을 받게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정일은 지난 2011년 12월 17일 현지 지도 방문을 위해 탑승한 열차에서 과로로 인한 급성 심근경색과 심장쇼크로 인해 70살의 나이로 사망했습니다.

기자 안창규,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