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군 “북 열병식 예행연습 관련 활동 증가...면밀 관측 중”

0:00 / 0:00

앵커: 북한이 건군절 75주년을 앞두고 열병식 준비에 돌입한 가운데 한국 합참은 증가한 열병식 예행연습 관련 활동 등을 면밀히 관측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군은 6일 오는 8일로 예상되는 북한의 열병식 동향을 면밀하게 관측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성준 한국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날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최근 열병식 예행연습과 관련해 증가한 활동들을 잘 감시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 실장은 또 “지난해 연말부터 해당 지역에 대한 차량과 인원 등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성준 한국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 :최근 예행연습 관련해서 어떤 증가된 활동들을 잘 감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행사일이 다가온 만큼 좀 더 면밀하게 관심을 기울여서 관측하고 있습니다.

이 실장은 행사 날짜와 관련해서는 “공식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습니다.

이 실장은 위성발사장이 위치한 동창리 지역에 대해서도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지만 아직 설명할 만한 사안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은 8일 건군절 75주년을 앞두고 평양 순안비행장, 미림 비행장 일대에서 인력, 차량, 장비 등을 동원하며 열병식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은 굵직한 정치 일정이 있을 때 평양에서 열병식을 통해 군사력을 과시해왔으며 이번 열병식은 건군절 전후에 진행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임을출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김정은이 열병식에서 “강대강 정면대결 원칙을 다시 한번 강조할 가능성이 크다”고 바라봤습니다.

임 교수는 “한미가 최근 확장억제 실행력을 높이는 차원에서 (미국의) 전략자산을 더욱 많이 동원하겠다는 메시지를 냈는데 김정은이 여기에 상응하는 입장을 낼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임을출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한미가 확장억제 실행력을 높이는 차원에서 메시지를 계속 내고 있기 때문에 김정은 입장에서는 거기에 상응하는, 일종의 핵무기에 대해서는 자기들도 핵무기로 대응하겠다는 등, 이런 입장들이 나올 것으로 보여지기 때문에 아무래도 강대강의 기조가 더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군과 통일부 측은 오는 열병식 역시 야간에 열릴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한은 2020년 10월 10일 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2021년 1월 14일 8차 당대회 기념 열병식, 같은해 9월 9일 정권수립 73주년 기념 열병식, 2022년 4월 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일 90주년 열병식 등 네 차례 연속 야간 열병식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임 교수는 겨울 밤 늦은 시간에 열병식을 하게 하면 비용이 많이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며 야간에 열병식을 열되 밤 9시나 10시쯤으로 시간을 조금 앞당겨서 개최할 가능성도 열어놓고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오는 열병식에서는 “고체엔진을 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혹은 고체엔진을 장착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고체엔진 계열의 로켓을 보여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으로서는 지금 고체엔진 계열 로켓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북한 관영매체는 지난해 12월 김정은이 참관한 가운데 동창리 위성발사장에서 대출력 고체연료 로켓엔진의 첫 지상분출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북한의 전략무기 부문 최우선 과업 중에 하나에 인공위성도 있지만 대용량 고체로켓이거든요. 고체엔진을 장착한 ICBM 혹은 고체엔진을 장착한 신형 SLBM 이런 고체엔진 계열의 로켓을 보여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이어 북한이 열병식 이후 무력시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이 그동안 열병식 준비에 주력했다고 하면 열병식 이후에는 지난해 하반기와 같은 무력시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며 단거리 로켓 발사, 초대형 방사포 발사, 여러 가지 재래식 무기를 동원한 무력시위 등이 가능할 것으로 바라봤습니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또 “4월에는 군사용 정찰위성을 명분으로 한 로켓발사, 고체엔진을 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등이 예상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지난해 12월 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은 오는 4월까지 군사 정찰위성 1호기 준비를 끝내겠다고 예고한 바 있습니다.

한편 한국 합참은 이날 북한이 전날 날린 것으로 추정되는 2m급 풍선이 경기도 연천 인근에서 식별됐다고 밝혔습니다.

합참은 이전에 유사한 사례가 있었던 점을 고려해 대공상황 감시강화 지침만 내렸으며 해당 풍선은 몇 시간 후 동해 지역으로 이탈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기자 한도형,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