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심야 열병식 개최 가능성…“신포 SLBM 움직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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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9일 북한의 열병식 진행 정황이 포착됐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한 북한전문매체는 신포조선소의 위성사진을 공개하며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관련 움직임은 관찰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서혜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정권 수립 73주년을 맞아 평양에서 한국 시간으로 9일 자정부터 열병식을 개최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8일 한국 매체들에 따르면 합참 관계자는 "북한이 열병식을 실시한 정황이 있어 본행사일 가능성을 포함해 면밀히 추적하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사항은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10월과 올해 1월 잇달아 열병식을 진행했는데 지난해 10월에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올해 1월에는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선보였습니다.

이번 열병식에서도 북한의 SLBM 등 새로운 전략 무기가 등장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미국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Bruce Klingner) 선임연구원은 8일 오후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대형 군용 차량 및 새로운 미사일을 공개했다는 정황은 아직 포착된 바 없다"고 말했습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 작년 10월과 올해 1월 열병식과는 달리 평양 주민들이 군용 차량 소음을 들었다는 말이 없었고 차량의 움직임을 담은 위성사진도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정책분석관을 역임한 수 김(Soo Kim) 미국 랜드연구소 분석관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열병식은 김정은 총비서가 그의 힘과 권위가 손상되지 않았고, 미국과 한국에 대한 강경 입장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또 "열병식을 생략하는 것은 북한 주민들이 국가의 상태와 안정성에 의문을 갖게 할 수도 있다"면서 북한 주민들의 정권에 대한 신뢰를 중요시했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국가이익센터의 해리 카지아니스(Harry Kazianis) 한국 담당 국장은 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열병식을 하는 이유는 "북한이 코로나19에 대한 엄격한 방역 조치들이 효과적이었기 때문에 성공적인 행사를 치룰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이날 북한 열병식 진행 여부와 관련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의에 정보 사안에 대해 논평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고 미 국방부도 열병식에 대해선 북한 당국에 문의하라고 답했습니다.

한편,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운영하는 북한전문사이트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는 8일 북한 함경남도 신포조선소의 위성사진을 공개하며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준비 움직임은 관찰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지난 4월 21일부터 이달 1일 사이 촬영한 위성사진을 바탕으로 북한이 신포조선소 주변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는 징후는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기자 서혜준,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