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내년 ICBM 완성도 높이기 위한 전략도발 증대시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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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한국 국가정보원 산하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2023 정세포커스'를 통해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내년에도 전략도발을 지속적으로 감행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소속 전문가들이 지난 19일 내놓은 정세전망 보고서, ‘2023 정세포커스’를 통해 북한이 내년에도 ‘강 대 강’ 위주의 대미 정책을 고수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특히 2023년 핵, 미사일 시험을 비롯한 북한의 무력도발은 올해 수준을 유지하거나 이보다 더 강화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쟁, 세계적인 경제 침체, 미중 간의 첨예한 대립 등으로 미국의 집중력이 분산되는 상황을 활용해 북한이 핵무기의 소형 및 경량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기술적 완성도 향상 등을 목적으로 전략도발을 증대시킬 것이란 전망입니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국제협력센터장과 이성훈 책임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2023년의 한반도 주변 정세는 올해와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며 “유엔 안보리에서 강대국들 간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북핵 문제의 해법을 찾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북한이 내년에도 각종 군사도발을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은 신냉전 구도가 형성되고 있는 현재의 국제정세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북한이 내년에도 지난 2021년 1월 8차 당대회에서 제시된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개발 5개년 계획’을 국제사회의 제재 없이 추진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입니다.

이상근 연구위원은 “북한은 신냉전 구도를 활용해 중국 및 러시아와의 관계를 강화하면 미국 등 국제사회의 압력을 견뎌낼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을 것”이라며 “여러 차례 ICBM을 발사했으나 유엔 안보리의 추가제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분석했습니다.

김보미 부연구위원도 북한의 현재 관심사는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보다는 실질적인 핵보유국 입지의 공고화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이 내년에도 각종 무기들의 기술적 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차원에서 군사적 도발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김 부연구위원은 “화성-17형을 비롯한 ICBM 시험발사 횟수가 늘어날 수도 있다”며 “현재 ICBM 시험을 진행하는 데 있어 외부적 제약요인들을 고려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더욱 위협적인 미사일 능력을 갖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김 부연구위원은 북한이 내년 미국의 항공모함 등을 가상표적으로 삼는 타격훈련을 감행할 가능성도 언급했습니다.

다만 북한의 7차 핵실험에 대해서는 중국이 이를 제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됩니다. 북한 핵실험의 경우 한국, 일본, 대만 등에서의 핵무장 여론을 고조시킬 수 있어 중국이 이 같은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상근 연구위원은 “중국은 강대국으로서 책임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압력을 고조시키는 상황을 염려한다”며 “중국이 북한에 추가 핵실험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지속적으로 전달할 것으로 보여 이는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을 낮추는 데 어느정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북한 내부적으로는 내년에도 각종 회의체를 가동하고 주민 동원을 지속해 체제 안정성을 과시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북한의 정권 수립 75주년과 정전협정체결 70주년을 맞아 대규모 기념행사를 개최해 대내 결속을 도모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김일기 책임연구위원은 “대규모 열병식을 비롯한 각종 기념행사를 개최해 체제와 정권의 건재함을 대내외에 과시하려 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자원 배분의 왜곡과 무리한 주민동원이 이뤄지면서 내부 불만이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북한의 내년 경제 상황의 경우 국경 통제 완화로 인해 무역은 증가하겠지만 이를 수입이 주도하면서 외화고갈 속도 증가, 환율과 수입물가 증가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임수호 책임연구위원은 “북한의 산업 가동률 하락 현상을 반전시킬 마땅한 수단이 없는 상황에서 환율, 물가 등 거시경제 불안정 요소는 증대될 전망”이라며 “소비재 수입 중심으로 무역이 재개됨에 따라 환율상승과 수입물가를 중심으로 한 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기자 목용재,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