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이 성공했다고 주장한 최근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와 관련해 일부 전문가들은 그 주장을 그대로 믿기엔 다소 이르다는 지적을 내놨습니다. 보도에 한덕인 기자입니다.
북한 관영매체는 6일 전날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이 상하좌우로 변칙기동해 700km 떨어진 표적을 명중했고 이에 대해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국 군 당국은 사거리와 속도 등 제원을 정확히 밝히지 않고 있지만, 북한이 발사한 극초음속미사일 속도는 마하 5 이상인 것으로 추정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극초음속미사일은 다른 종류의 미사일 보다 더 정교한 기술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북한의 성공 주장이 사실이라면 상당한 발전 속도를 뜻한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현재 알려진 미사일 제원만을 놓고는 북한의 극초음속미사일 속도나 사거리 등 구체적인 시험 성공 주장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엔 무리가 있다는 분석도 제기됩니다.
미국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미사일에 대한 조금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할 것이라면서도 한미 당국은 북한이 극초음속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고 주장한 두 차례 발사에 대해서는 즉각 미사일 제원에 대한 세부 내용을 공개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브루스 베넷: 앞서 한국과 미국은 북한의 거의 모든 미사일 발사에 대해 속도와 고도 등과 같은 제원을 즉각 공개해왔지만 지난해 가을 발사에 이어 최근 발사에 대해서는 그러지 않았기 때문에 북한의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 주장은 사실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베넷 연구원은 북한은 미사일이 700km의 거리를 날았다고 주장했지만 일본 당국은 500km를 비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고, 사거리에 관한 북한 측 발표가 한미연합자산의 탐지에 차이가 있다는 점으로 볼 때 실제 미사일은 700km 미만을 날았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이와 관련, 미 미들버리국제연구소의 조슈아 폴락 선임연구원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에, 이처럼 사거리에 대한 평가가 다를 수 있는 이유는 미사일이 고도 아래에서 ‘풀업 기동’ 방식의 궤적으로 날아 일반 탄도미사일의 포물선 궤적과 달리 탐지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미사일 전문가인 이안 윌리엄스(Ian Williams) 연구원은 6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이번 미사일 발사가 극초음속미사일 역량 구축을 위한 북한의 두 번째 시도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안 윌리엄스: 기본적으로 극초음속미사일로 분류되기 위해서는 낮은 고도에서 마하 5 이상의 속도로 날아야 합니다. 지난 가을에 발사했을 때는 속도가 마하 3 정도로 그러한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고, 이번에도 속도에 대한 제원이 명확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여러 정황으로 볼 때 이번 발사는 분명 미사일 영역에서 북한의 상당한 발전 속도를 보여주는 사안입니다.
윌리엄스 연구원은 다만 극초음속미사일 시험 발사에 있어 북한이 주장한 정도의 사거리를 낮고 빠르게 비행하는 기술력을 확보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고, 매우 소수의 국가만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진 만큼 외부의 도움이 있었을 걸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은 6일 현재 한미 군당국, 또는 정보기관에서 시험 미사일의 종류를 밝힌 어떠한 보고서도 볼 수 없었기 때문에 북한의 성공 주장을 믿기엔 이르다고 지적했습니다.
맥스웰 연구원은 나아가 북한은 미사일이 표적을 정확히 명중했다고 주장했지만, 동해에 떨어진 미사일 시험 발사에 어떤 표적을 맞췄다는 건지 의아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베넷 연구원도 북한이 위치 추적기로 미사일이 떨어진 좌표를 파악했을 가능성은 있겠지만 표적을 정확히 맞췄다는 건 정확한 표현이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6일 정례기자회견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한다”고 말했습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이는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며 북한의 이웃들에게 위협이 되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미국 국방부 대변인실은 북한이 최근 시험 발사한 미사일의 사거리와 속도 등 제원을 파악 중인지를 묻는 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의에 전날 인도태평양사령부와 국방부 대변인이 밝힌 내용 외 추가할 내용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기자 한덕인,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