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단거리미사일 발사’ 북한 압박해야”

0:00 / 0:00

앵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최근 잇달은 실험으로 성능을 강화하고 있는 단거리미사일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레이시아국립대학의 한반도 안보 전문가 후추평 박사가 지적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후 박사의 견해를 들어 봤습니다.

말레이시아국립대학의 후추평 박사.
말레이시아국립대학의 후추평 박사. (/말레이시아전략국제문제연구소(Malaysia ISIS) 제공)

기자: 최근 북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북한의 코로나19 방역에 협조할 의향이 있다는 내용의 친서를 보냈다고 밝혀 관심을 모았습니다. 김 제1부부장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에서 미북 관계를 추동하기 위한 구상을 설명했다며 이 같은 친서가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굳건한 친분을 잘 보여주는 실례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친서와 관련해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후추평 박사: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코로나19 방역 지원을 통해 미북 협상과 관련해 가능한 어떤 기회라도 잡으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북한 김여정 제1부부장은 담화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개인적 친분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까지 제안한 협상 조건들은 충분하지 않고, 미국이 선제적으로 북한의 체제보장이나 평화체제 등에 대한 제안을 내 놓아야 핵 협상을 재개하고 미북 관계의 진전을 이룰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기자: 북한이 지난 21일 발사한 단거리미사일은 이른바 '북한판 에이태킴스'로 불리는 신형 전술 지대지 탄도미사일로 정밀타격 능력이 고도화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 수령을 이튿날 공개한 것은 북한이 이번 미사일 발사가 미북 관계와 무관하다는 점을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해석도 있었는데요.

후추평 박사: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단거리미사일 실험에 반응하지 않음으로써 북한의 군사력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나치게 많은 여지를 주었습니다.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 내는데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북한의 나쁜 행동에 대한 책임을 추궁하고 압박을 가해야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 북한의 단거리미사일 성능 강화 실험들을 무시하고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면, 북한은 시간을 벌면서 핵탄두 소형화와 대륙간탄도미사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입니다.

기자: 김 제1부부장이 지난 3일 관영매체를 통해 화력전투훈련이 자위적차원이라고 주장하며 한국 정부를 비난한 데 이어 또 다시 개인 명의의 담화를 통해 입장을 밝혔는데요. 이 같은 위상 변화는 향후 미북 관계에 어떤 시사점이 있을까요?

후추평 박사: 김 위원장이 앞서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자신의 여동생 김경희에게 부여했던 지위를 자신의 여동생 김여정에게 부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김여정에게 정권의 집사(housekeeper) 역할을 맡기면서 자신은 좋은 역할(good cop)을 담당하고 악역(bad cop)은 동생에게 시켜 대미 협상의 지렛대를 높이려 하는 것 같습니다.

기자: 말레이시아가 지난 2017년 2월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발생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암살사건 이후 폐쇄한 평양주재 말레이시아 대사관을 올해 1/4분기에 다시 열 것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말레이시아가 대사관을 다시 개관될까요?

후추평 박사: 평양주재 말레이시아 대사관 운영을 재개하기로 한 것은 마하티르 모하맛 전 말레이시아 총리의 결정이었습니다. 그러나 북한 지도부와 개인적으로 돈독한 관계가 없는 무히딘 야신 신임 말레이시아 총리 하에서 평양에 말레이시아 대사관을 재개하는 것은 지연될 것으로 봅니다. 말레이시아 외교관들은 김정남 암살사건으로 북한과의 외교 관계에 당혹감을 갖고 있고, 특히 젊은층에서는 북한에 파견되는 것을 달가와하지 않습니다. 현 총리가 북한과 앞선 특별한 관계가 없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 적어도 올해 말까지는 평양에 말레이시아 대사관을 다시 열게 되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지금까지 말레이시아국립대학의 한반도 안보 전문가 후추평 박사로부터 북한에 관한 그의 견해를 들어 봤습니다. 대담에 양희정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