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에서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진 15일 한국 국회에서는 전날 북한이 순항미사일 발사와 전투기 출격 등 무력도발을 해온 것을 강력하게 비판하면서 그 대책을 촉구하는 회의가 열렸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국회의원 선거 당일인 15일.
한국 국회에서는 전날 벌어진 북한의 순항미사일 발사와 전투기 출격 등 무력도발 대책 마련을 위한 회의가 열렸습니다.
한국의 야당인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은 이날 당 대표와 외교·안보분야 후보들이 참석한 가운데 '안보 연석회의'를 열어 북한의 도발을 비판했습니다.
이날 오전 투표를 마치고 회의를 주재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는 북한이 한국의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도발을 해 왔다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 한국 국민들이 코로나19(신형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데도 전혀 개의치 않고 도발을 했습니다.
황 대표는 "북한이 선거일에 투표도 마음 편히 못 하게 만들었다"며 '만만히 보이면 더 때린다'는 말을 인용해 북한이 다시 이런 일을 저지르지 않도록 엄중 경고할 것을 한국 정부에 촉구했습니다.
이어 안보태세를 재정비하며 북한의 도발에 철저히 대비하는 한편 한미동맹을 강력히 복원하고 한미일 삼각안보협력도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의 전직 외교·안보 고위 당국자들도 회의에서 북한의 잇단 무력 도발이 한국에 실질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한국 외교부 차관을 지낸 조태용 미래한국당 후보는 북한이 지난해부터 발사하고 있는 무기들이 명백히 한국을 겨냥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조태용 전 한국 외교부 차관: 중요한 것은 북한이 작년부터 쏘고 있는 미사일이 다른 나라들과는 전혀 상관이 없고 한국만을 사정권에 넣고 있는 위협이라는 것입니다. 다른 나라는 몰라도 한국은 작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해 대응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조 후보는 북한이 지난해부터 계속 쏘아올리고 있는 초대형 방사포와 단거리 탄도미사일 등의 발사체들을 언급하며 이는 모두 정밀 타격능력을 향상시켜 유사시 한국 군에 결정적인 타격을 가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 차장을 지낸 신원식 미래한국당 후보는 이 자리에서 북한이 전날 발사한 순항미사일과 관련해 유사시 한국을 지원하러 올 미국의 해상전력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서울 강남구 갑 지역구에 미래통합당 후보로 출마한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는 이번 도발에 순항미사일 성능을 계속 고도화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며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을 교묘하게 피하면서도 핵을 비롯한 전력을 지속적으로 증강하겠다는 뜻을 한국과 국제사회에 알리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이번 무력 도발은 한국 국회의원 선거를 겨냥하거나 김일성의 생일을 앞두고 한 단순한 과시용이 아니라고 봅니다. 북한이 이번 미사일 발사를 통해 보여주려는 것은 김정은이 재작년 신년사에서 밝힌 핵탄두와 탄도 로켓 대량 생산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에 대한 증거입니다.
태 전 공사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내적으로 자신의 구상을 실현해 나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한편 대외적으로는 무력을 증강하고 있다는 걸 계속 보여주며 핵보유국으로서의 존재감을 더욱 뚜렷이 나타내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14일 북한이 단거리 순항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여러 발 발사했다고 밝혔고, 이는 북한이 지난 2017년 6월 발사한 지대함 순항미사일과 유사한 것으로 추정한 바 있습니다.
합참은 또 같은 날 북한 전투기의 비행활동을 포착하고 이 가운데 수호이 계열 전투기가 원산 일대에서 공대지 로켓을 발사한 것으로 파악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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