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북 신형전술유도무기에 “한미 정밀분석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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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 정부는 북한이 최근 발사한 신형무기에 대해 한미가 정밀분석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신형무기의 군사적 가치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견해가 나뉘었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는 18일 북한의 신형전술유도무기 발사 발표와 관련해 “한국과 미국 정보당국이 정밀분석 중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차덕철 통일부 대변인 직무대리는 이날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이번 발사에 대한 평가에 대해서는 한미 공조를 바탕으로 정밀분석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관련 동향을 면밀히 주시해나가겠다는 말로 대신하겠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차 대변인 직무대리는 북한을 향해서는 한반도 긴장을 조성하고 지역정세의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동을 즉각 중단하고 대화 테이블로 조속히 나오라고 거듭 촉구했습니다.

차 대변인 직무대리는 또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의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라고 지시했다”며 “통일부도 상황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차덕철 한국 통일부 대변인 직무대리 :현재 긴밀한 한미 공조를 바탕으로 정밀분석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관련 동향을 면밀히 주시해 나가겠다는 말씀으로 대신하겠습니다.

1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16일 발사된 북한의 신형전술유도무기를 ‘장사정포’라고 표현했습니다.

장사정포는 한국의 수도권을 공격할 수 있는 북한 군의 170㎜ 자주포, 240㎜ 방사포와 한반도 전역을 공격할 수 있는 300㎜ 방사포, 대구경 방사포를 뜻합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군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탄도미사일로 판단된다고 밝혔습니다.

군 관계자는 이 자리에서 “체계 분류 측면에서는 추가로 평가해야 한다”면서도 “미사일 외형, 발사 궤적 등을 볼 때 탄도미사일이 맞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함께 한국 청와대는 이날 북한의 신형전술유도무기 시험발사 이후 하루가 지난 후에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소집 사실을 공개한 것에 대해 “한미 군 당국의 정확한 판단을 위한 시간이었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앞서 지난 17일 북한 관영매체는 신형전술유도무기 시험발사를 전날인 16일에 했다고 보도했고 청와대는 북한의 보도가 나온 이후 16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긴급회의를 열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양욱 아산정책연구소 부연구위원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북한이 신형전술유도무기에 전술핵을 탑재했다는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지만 그만큼 북한이 전술핵 배치를 중점에 두고 있다는 것은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양 부연구위원은 “이것은 북한의 추후 7차 핵실험이 전술핵 개발과 연계해 진행될 것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소 부연구위원 :북한이 여기(신형전술유도무기)에 전술핵 탑재를 강조하고 있단 말이죠. 전술핵 탑재 주장을 말 그대로 받아들일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북한이 전술핵 배치라고 하는 것을 중점에 두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2021년 1월 8차 당대회에서 수립한 국방과학발전ㆍ무기체계개발 5개년 계획을 통해 ‘다양한 전술핵무기 개발’을 주요 과업 중 하나로 천명했습니다.

북한이 ‘전술핵 운용’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은 지난 2021년 1월 이후 이번이 처음입니다.

양 부연구위원은 미국 국방부 대변인이 북한의 신형전술유도무기를 장사정포라고 표현한 것과 관련해서는 “핵 탑재 관련한 북한의 입장은 허풍일 수 있으며 만약 현재 상태에서 (신형전술유도무기에) 핵을 탑재한다고 해도 파괴력이 취약할 것”이라며 “평가절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양 부연구위원은 “전술핵무기로 보기 애매하며 방사포, 초대형 방사포와 별반 다를 바 없는 무기체계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반면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북한 신형전술유도무기의 군사적 가치가 높을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이 명예연구위원은 “한국 수도권을 사거리에 둔 구식 무기들을 현대화했고 고체 추진체 단거리 미사일로 강력하면서도 다발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수단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 명예연구위원은 신형전술유도무기의 전술핵 탑재 가능성도 열어놓았습니다.

이 명예연구위원은 포신형 기폭장치를 사용하는 고농축 우라늄탄을 만들면 신형전술유도무기 전술핵 탑재가 가능하다고 말했고 포신형보다 정교한 기술을 필요로 하는 내폭형 기폭장치를 사용한다고 해도 북한이 그동안 여러 차례 실험했기 때문에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명예연구위원은 “한국의 수도권을 향해 다양한 각도, 방면에서 (북한의) 포탄이 쏟아지면 어떤 것이 전술핵이 탑재된 무기인지 식별하는 것에서부터 5분 정도의 짧은 시간에 이들을 요격해야 하는 문제 등이 있다”며 “막기가 상당히 어렵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 :고농축 우라늄으로 만들 때는 내폭형 기폭장치를 안 쓰고 포신형을 써도 되거든요. 길이를 늘이면 직경이 어느 정도 줄어들어도 원자탄은 가능해요. 막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다양한 각도, 다양한 방면에서 포탄이 쏟아지면 어느 것이 원자탄인지 식별하는 문제부터 시작해서 5분내 떨어지잖아요. 굉장히 빠른 시간 안에 탄두를 식별해서 요격수단을 가동해서 요격해야 하는데 굉장히 복잡합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분석자료를 통해 “김정은이 이번 시험발사를 직접 참관하고 북한 관영매체가 대대적으로 보도한 것은 군사전략상 매우 중요한 의의가 있는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정 센터장은 또 “기존 핵보유국 사례를 보면 고위력 핵무기를 실전에서 사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전술핵 개발로 나아갔고 북한도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향후 북한이 신형전술유도무기에 전술핵탄두를 탑재해 전방 부대에 실전배치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정 센터장 역시 “북한의 7차 핵실험은 전술핵탄두 실험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기자 한도형,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