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은 미사일 실험 재개에 나서지 말아야 한다고 스테이플턴 로이(Stapleton Roy) 전 주중 미국대사가 경고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국무부 정보조사담당 차관보를 지낸 스테이플턴 로이(Stapleton Roy) 전 주중대사는 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와 관련한 미국의 신중한 접근은 적절한 것(right approach)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로이 전 대사는 이날 미국평화연구소(USIP)가 개최한 ‘북한 핵과 평화 협상에 대한 중국의 역할(China’s Role in North Korea Nuclear and Peace Negotiations)’이라는 보고서 발간 기념 토론회에 앞서 자유아시아방송(RFA)과 만나 이 같이 밝혔습니다.
로이 전 대사는 이어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는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보다 비교적 낮은 수준(lower end of scale)의 도발로 미북 비핵화 대화에 대한 불만을 표시한 것이라며, 미국 정부가 과잉 대응을 보여 비핵화 협상 이전의 긴장 상태로 돌아간다면 미북 양측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로이 전 대사는 그러나 북한이 이 같은 도발적 행동을 지속한다면, 한미 양국은 군사훈련을 재개하는 등 북한에 이롭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로이 전 대사 : 북한이 (중·장거리 미사일과 같은) 미사일 발사 시험을 완전히 재개하는 것은 미국 등은 물론 북한에 엄청난 손해가 될 것입니다. 따라서 저는 북한의 이번 발사체 발사가 장거리 미사일 시험으로 이어지는 반복적 행태가 아니라 일회성 일탈에 그치기를 바랍니다.
(But I think it would be extremely detrimental for North Korea as well as for the rest of us if they were to resume full missile testing. So I hope that this is an aberration rather than a pattern that’s leading to longer range missile tests.)
로이 전 대사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발사체 발사를 유엔 대북제재 대상인 ‘(탄도)미사일’이 아닌 ‘발사체’로 규정하며 대화의 동력을 살리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도발적 행동을 계속한다면, 북한은 크게 실수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When the President Trump gets angry, then I think the North Koreans will realize that they made a big mistake.)
그는 그러면서 중국도 북핵 문제를 대결이 아닌 협상이라는 방식으로 해결하기 원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따라서 북한의 도발로 미북 비핵화 대화가 중단된다면, 중국과 북한 간의 관계 또한 극도로 소원해질 것이라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이날 토론회에 함께 참석한 조셉 윤 전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도 북한이 자국의 해역 (EEZ) 내 에서 단거리 미사일 훈련을 하는 것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시험에는 차이가 있다며 협상의 동력을 유지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조셉 윤 전 대표 : 현재 관여 노력을 살리는 것이 (동북아시아) 역내 국가들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So I think it's in the interests of the region, to keep the current engagement alive.)
윤 전 대표는 현재 미국과 북한 간 소통과 신뢰가 없는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내건 ‘빅딜’ 즉 일괄타결 방식 혹은 군사적 방법으로 북한 비핵화를 달성하는 것은 환상(fantasy)이라며 이 같이 말했습니다.
따라서, 북한과 최종 목표에 합의하고 단계적 접근방식 즉 잠정 합의(Interim Agreement)가 바람직한 외교적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윤 전 대표는 주장했습니다.
반면, 토론회의 또 다른 연사인 대니얼 러셀(Daniel Russel) 전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소극적 대응은 북한의 도발 강도만 높일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러셀 전 차관보 : 단거리 발사체 발사만으로는 우리를 놀라게 하지 못했고 따라서 북한은 불가피하게 판돈을 올릴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내게 되는 겁니다.
러셀 전 차관보는 이에 대한 북한의 답을 앞으로 수 주, 혹은 수 개월 이내에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로이 전 대사, 윤 전 대표, 러셀 전 차관보를 비롯한 전직 고위 관리와 학자들은 이날 발간한 보고서에서 한반도 비핵화 대화에 있어 중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미국과 중국은 대북제재 이행 등 비핵화 문제에 있어 단일된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