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S “북, 고체연료∙유도장치 개발 위해 미사일 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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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연방 의회에 주요 정책사안에 대한 분석을 제공하는 의회조사국(CRS)이 지난 5월 초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가 미사일 고체연료 및 유도장치 개발을 목적으로 감행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지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의회조사국은 지난주 북한과 관련해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North Korea’s Nuclear and Ballistic Missile Programs) 보고서와 ‘북한: 미국의 경제제재에 대한 입법 근거’(North Korea: Legislative Basis for U.S. Economic Sanctions) 보고서 등 2건의 분석 보고서를 나란히 공개했습니다.

먼저,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보고서는 북한이 지난달 감행한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해, 이번에 발사된 미사일은 KN-23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고체연료와 유도장치(guidance system)를 개발하는 데 그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탄도미사일 고체연료 엔진이 액체연료 엔진보다 화학적으로 더 안정적이라면서, 북한 정권이 고체연료 엔진쪽으로 천천히 방향을 트는 데 일부 진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북한이 지난해 6월 열렸던 1차 미북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전에 해체한 서해 발사장에 대해, 북한이 고체연료 엔진을 시험하고 배치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만큼 액체연료 엔진을 위한 발사장이 더 이상 필요 없을 수 있다는 전문가의 의견도 나왔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핵∙미사일 전문가인 제프리 루이스 미들베리 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 프로그램 국장은 앞서 5일 발표한 보고서(Preliminary Analysis: KN-23 SRBM)에서 북한이 지난달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은 지난해 2월 북한 열병식에 등장했던 KN-23 미사일과 동일하며,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고 한국의 상당 부분을 사정거리에 둘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그는 최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미사일은 러시아의 ‘이스칸데르’와 달리 원뿔 모양의 미사일 윗부분에서 아래로 이어지는 긴 전선관이 있다면서, 이같은 긴 전선관은 미사일에 탑재된 핵탄두를 우회하는데 필요한 것이기 때문에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이밖에도 이번 의회조사국 보고서는 북한의 정확한 핵탄두 숫자에 대해 공식적으로 알려진 바가 없다면서도,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현재까지 약 35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핵물질을 생산했고, 추가적으로 1년에 7개의 핵탄두 생산이 가능한 핵물질을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의회조사국이 최근 공개한 ‘북한: 미국의 경제제재에 대한 입법 근거’ 보고서는 그간 미국의 대북 경제제재와 관련해, 대북 무역, 지원, 무기거래, 미국 금융시스템, 즉 금융망 접근 등을 제한하는 미국 국내법 및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등을 열거했습니다.

약 60쪽 분량의 이 보고서는 특히 미국의 대북 경제재재가 독립적이면서도 서로 밀접히 연결돼있는 미국 입법부와 행정부 간 관계를 잘 보여주는 전형적인 예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의회가 북한 인권문제나 비확산 우려와 같이 사안별 입법활동을 통해 대통령의 대북정책 선택에 긴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의회의 역할을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