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미사일 발사, 김정은 정권 허약함 드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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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일주일새 두 번째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함으로써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지지부진한 비핵화 협상에 속도를 내려한다는 미국 전문가 분석이 나왔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연이은 무력도발은 오히려 북한 김정은 정권의 허약함을 드러낸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지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평화연구소(USIP)의 프랭크 엄(Frank Aum) 선임연구원은 3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의 30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는 지난 5월과 앞서 25일 이뤄진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와 마찬가지로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북한의 불편한 심기를 내보이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북한은 한미 연합훈련을 북한이 핵과 미사일 실험을 중단하는 대가로 미국과 한국이 한미 군사훈련을 중단하는 이른바 ‘동시 동결’(dual freeze) 합의 위반으로 인식한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해 1차 미북 싱가포르 정상회담 합의 내용이 매우 모호해 향후 미북 간 실무협상에서 이 부분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엄 선임연구원 : 우리(미국)는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불만을 표현해야 합니다. (북한과의) 실무협상에서 정확하게 어느 종류의 미사일과 핵실험이 동결되는지, 그리고 한미 군사훈련도 어느 수준으로 조정, 혹은 중단되는지를 (공동문건의 형식으로) 성문화해야 합니다. (I think we should express our displeasure. In our working-level negotiations, we should codify a very clear freeze on the exact type of missile test and nuclear test that will discontinue as well as to what extent the military exercises between the U.S. and South Korea will be modified or suspended as well.)

그는 또 북한의 미사일 시험이 지나치게 부각돼 대북외교가 완전히 중단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한미 연합훈련이 끝날때까지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 별다른 진전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아울러, 크리스틴 리(Kristine Lee) 신미국안보센터(CNAS) 연구원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판을 깨지 않는 ‘회색지대’(gray zone) 범위에서 도발함으로써 체제 안전보장을 모색하고 지지부진한 비핵화 협상에 속도를 내려한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는 또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통해 미국과 역내 미국 동맹국을 압박하고 미국으로부터 연내 추가 정상회담 등 모종의 대가(reaction)를 이끌어내려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내년 미국 대선 일정으로 인해 미북 비핵화 협상에서 마냥 시간을 끌 수만은 없다고 북한이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리 연구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내년 미국 선거가 어떻게 되는지에 따라 자기 생각대로 미국과 돌파구를 찾을 가능성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면서 미국의 국내 정치적 공간을 매우 유심히 보고 있습니다. (I think he's watching American domestic political space very closely, maybe recognizing that his chance for breakthrough with the United States, at least on his own terms, is diminishing quickly depending on how the American election next year goes.)

한편, 패트릭 크로닌(Patrick Cronin) 허드슨 연구소(Hudson Institute) 아시아태평양 안보 석좌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모든 북한 도발을 일일이 해석하기 보다는, 북한과의 협상을 준비하는 동시에 대북 압박과 미국 군사력 및 동맹 강화 방안을 논의하는 것이 미국에 더 이롭다(better off)”며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한 지나친 의미 부여를 경계한다는 의견을 피력했습니다.

그는 또 “북한은 미국의 군사우위에 억지되고 있으며, 무력를 앞세운 북한의 모든 위협 행동은 오히려 김정은 정권의 허약함(weakness)과 북한의 부족한 자원을 대량살상무기에 투자하는 것이 헛된 것임을 드러낸다”며 “이제 김정은이 번영의 길로 가는 비핵화를 시작할 때”라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