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대화 방해되는 일 줄여야”…북 미사일 발사 우회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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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최근 잇단 미사일 도발을 이어가는 북한에 대해 비핵화 대화에 방해되는 일은 중단하라며 거듭 우려의 뜻을 표명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19일 한반도 상황과 관련해 “깨지기 쉬운 유리그릇을 다루듯 조심스레 한 걸음씩 나아가는 신중함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한국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고 역시자시하는 지혜와 진정성을 가져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어 대화에 도움이 되는 일은 더해가고 방해가 되는 일은 줄여가는 상호 간의 노력까지 함께해야 대화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미북 실무협상 재개를 앞둔 상황에서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와 문 대통령을 포함한 한국 측에 대한 비난이 정세를 악화시키고 있는 데 대한 우려를 나타내면서 북한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을 ‘우려스러운 행동’이라고 규정한 바 있습니다.

당시 문 대통령은 불만스러운 점이 있어도 대화의 판을 깨거나 장벽을 쳐 대화를 어렵게 하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으며 불만이 있다면 대화의 장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의논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바로 다음 날 동해상으로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관영매체를 통해 한국 측을 비난했고 이에 대해 한국 내 전문가들은 문 대통령의 광복절 메시지에 대한 직접적인 반발이라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문 대통령은 19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남북미 간 대화가 시작됐고 진도를 내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 기회가 무산되면 언제 다시 만들어낼 수 있을지 알 수 없다며 남북미 등 관련국들은 모두 지금의 기회를 천금같이 소중하게 여기고 반드시 살려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문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하루 뒤인 20일 한미 연합훈련이 끝나는 점을 감안해 미북 간 비핵화 실무협상을 촉진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청와대 관계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미북 대화에 남북 간 대화도 긴밀히 연계돼 있다”면서 “미북 대화에 의미 있는 진전이 있다면 남북 대화도 더 활발하고 충실하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반도 평화 정착방안을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는 문 대통령이 대화 시기의 중요성과 이와 관련한 막중한 책무 등에 의미를 부여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문 대통령은 ‘평화경제’가 한국의 미래에 있어 핵심적인 도전이자 기회라면서 지구상에 마지막 남은 냉전체제를 해체하고 평화와 번영의 새 질서를 만드는 세계사의 과업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평화경제가 한반도의 사활이 걸린 과제이자 70년 넘는 대결과 불신의 역사를 청산하고 한반도의 운명을 바꾸는 길이며 이는 북한으로서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