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한국 청와대가 북한이 이틀 만에 또 다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데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한반도 긴장완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청와대는 2일 오전 북한이 쏘아올린 발사체와 관련해 “제원을 분석한 결과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고 밝혔습니다.
청와대는 이날 북한 발사체와 관련해 열린 관계부처 장관회의 결과 한미 당국이 지난달 31일 북한이 쏜 발사체와 유사한 비행특성을 가진 것으로 평가했다면서 이같이 설명했습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이틀 만에 또 다시 발사된 미사일은 25킬로미터 정도의 낮은 고도와 마하 6.9의 최대속도로 약 220킬로미터를 날아간 것으로 탐지됐습니다.
한국 군 당국도 이날 발사체의 비행 특성과 속도 등을 고려했을 때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보인다는 것이 한미 양국의 공동 평가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북한이 지난달 31일 쏘아올린 발사체가 미사일이 아닌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라고 주장하고 있고 2일에 쏜 것도 유사한 특성을 보인 만큼 세부 제원 등은 한미 간의 긴밀한 공조 하에 정밀하게 분석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청와대에 따르면 회의에 참석한 관계장관들은 북한이 잇달아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한 데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 완화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이 같은 행위를 중단하라고 거듭 촉구했습니다.
청와대는 이날 오전 7시 반부터 1시간 반 동안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서훈 국가정보원장,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관계부처 장관회의를 개최했습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도 회의 직후 북한 미사일과 관련해 상세한 사항을 보고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한국 통일부도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깊은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김은한 한국 통일부 부대변인 : 북한 탄도미사일의 발사는 한반도 평화구축 노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깊은 유감을 표명하며 관련 동향을 주시하면서 철저한 대비태세를 갖춰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한국 정치권도 이날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를 강력 규탄하며 도발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논평을 통해 “북한의 행위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그간의 노력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이라면서 북한은 한반도 위기를 고조시키는 군사행동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제1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대통령이 신한반도체제를 주장했지만 북한의 도발로 오히려 한반도가 퇴행의 길로 접어들고 있다”며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했습니다.
또 다른 야당인 바른미래당은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흔드는 북한의 연쇄적 군사도발을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이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일 뿐 아니라 9·19 남북 군사합의에도 정면으로 위배되는 중대한 도발 행위라고 규탄했습니다.
앞서 합참은 “북한이 2일 새벽 2시 59분, 3시 23분쯤 함경남도 영흥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미상의 단거리 발사체를 2회 발사했다”고 밝히고 추가 발사에 대비태세를 유지하면서 관련 동향을 추적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지난 2017년 11월 ICBM, 즉 대륙간탄도미사일인 ‘화성-15’ 발사 후 1년 5개월여 동안 무기훈련 등을 외부에 노출하지 않았지만 지난 5월부터 잇달아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25일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비롯해 일주일여 동안 세 차례나 미사일을 쏘아 올렸습니다.
북한의 이 같은 행보는 이달 초부터 시행되는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반발이자 비핵화 대화 재개를 앞두고 미국에 보내는 압박 메시지라는 것이 한국 내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 : 이런 식의 저강도 군사도발은 미국에 대한 압박이 되기 때문에 북한이 원하는 비핵화 협상에서의 협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거든요. 그래서 북한이 좀 더 이런 도발을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미 연합훈련을 예정대로 진행하니까 그 기간 동안에도 충분히 도발의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의 기습적인 시험 발사가 대미, 대남 압박인 동시에 군사력 강화 차원에서 기술적인 미비점을 보완하기 위한 것일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미북 간 비핵화 대화도 이 같은 보완 과정을 마치고 나서야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며 8월 중순이 지나야 미북 비핵화 대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