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38노스는 북한이 최근 열병식에서 여러 대의 ICBM 이동식 발사대를 공개한 것은 미국의 방공망을 무력화할 수 있는 능력을 보이려는 의도라고 분석했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현지시간으로 15일 북한이 최근 열병식에서 많은 수의 화성 17형 발사대를 공개한 것은 자신들의 핵무기가 미국의 방공망을 뚫고 본토를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8일 야간 열병식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 17형의 이동식 발사차량(TEL)을 11기, 예비용까지 포함하면 12기 동원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북한은 또 총 12기의 화성 17형과 함께 고체연료 엔진을 적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 5기를 동원한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앞서 지난 2022년 4.25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돌 열병식에서는 화성 17형을 4기 정도만 공개한 바 있습니다.
이와 함께 38노스는 북한이 많은 수의 화성 17형 발사대를 공개한 것은 이 무기를 실전 배치된 체계로 간주하는 표시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전력이 대형 트럭의 부족 문제로 더 이상 제약을 받지 않는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38노스는 다만 북한 역시 자신들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일부가 기술적 오류를 드러낼 수 있고 미국의 방어망이 생각보다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점을 예상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바라봤습니다.
또 미국에게는 보복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막대한 핵 전력이 있는 만큼 북한으로서는 쉽게 공격하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문성묵 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16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북한이 열병식에서 여러 대의 화성 17형 이동식 발사대를 공개한 것은 미국의 방공망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것을 과시하려는 것”이라며 38노스의 분석에 동의했습니다.
문성묵 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이번에 예비용까지 해서 12기를 보여줬거든요. 미국을 직접 타격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 것을 과시하고자 하는 의도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해요.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국장 역시 “대륙간탄도미사일과 관련해 이번에 동원한 규모는 역대 최고”라며 “미 본토에 대한 공격 능력을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습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국장 : ICBM의 어떤 규모로 봐서는 역대 최대인 것 같고요. 그만큼 미국 본토에 대한 공격 능력을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한편 북한은 이번 열병식에서 고체연료를 기반으로 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운용부대를 창설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 관영매체가 지난 9일 녹화중계한 열병식 화면에 관련 부대의 깃발 4개가 최근 확인된 것입니다.
이에 대해 문 센터장은 “김정은의 조급함이 엿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12월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급 추력의 신형 고체연료 엔진 시험을 한지 두 달밖에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열병식에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공개하고 나아가 관련 부대까지 구성했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대외 압박의 수위를 높이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문성묵 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자기들이 아무리 그렇게 미사일 발사를 해도 사실 한국과 미국이 북한의 말에 의해서 위축이 되거나 자기들의 요구를 수용하는 게 아니잖아요. 자꾸 압박의 강도를 빨리 높이고 싶은 조급함이 있는 것이죠.
신 국장은 “북한이 고체연료 기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거의 개발 완료한 것으로 보인다”며 “조만간 시험발사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내다봤습니다.
신 국장은 시험발사 없이 부대가 먼저 창설된 것에 대해서는 “실제 부대 장비가 완벽하게 개발되지 않더라도 향후 준비를 위해 먼저 창설되는 경우가 있다”며 “북한 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에서 찾아볼 수 있는 현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국장 :이번에 고체형 ICBM을 거의 개발 완료한 것으로 보여지고 북한이 조만간 고체연료 ICBM을 시험발사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생각됩니다.
기자 한도형,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