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내년도 북한 위협이 더 커질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세계 금융시장이 북한 위협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는데요. 자세한 내용 심재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블랙록(BlackRock)은 12월 지정학적 위험(Geopolitical risk) 보고서를 통해 북한 문제를 세계 10대 위협으로 꼽았습니다.
북핵 프로그램은 조금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고, 북한은 미국과 대화를 거부한 채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North Korea’s nuclear program continues unabated. North Korea has rebuffed talks with the U.S. and escalated provocations.)
보고서는 수위가 높아지는 북한의 위협적 발언과 핵무력 법제화, 미사일 시험 등을 근거로 제시하며, 분쟁이 임박한 것은 아니지만 2023년 이런 긴장은 더 악화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This includes increasingly threatening rhetoric, legislation updating its nuclear doctrine and record tests of short-range and 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 in 2022, with some increasingly close to South Korean territory. We do not see an imminent threat of regional conflict. Yet tensions will worsen in 2023.)
보고서는 또 내년도 북한 장거리 미사일 시험과 핵실험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며 금융시장이 이런 위험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This could include additional long-range missile tests and a seventh nuclear test. We believe markets are underappreciating this risk.)
블랙록은 북한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최근 5년간 지수 도표도 공개했습니다.
지난 2017년 9월 풍계리 6차 핵실험 당시 위험 지수는 2.15로 치솟았다가 2018년 6월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전 위험 지수는 -1.02로 떨어집니다.
2018년 11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남북 철도공동조사’ 제재 면제 인정 당시 지수는 -1.13으로 최저점을 찍었고, 이후 위험지수는 계속 증가해 올해 10월 0.42까지 올랐습니다.
블랙록은 세계 10대 위협을 ‘고-중-저’로 나눴는데, 북한 위협은 ‘중위험군(Medium)’으로 분류됐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비해서는 위험도가 떨어지지만, 유럽의 분열 현상보다는 높다는 것입니다.
고위험으로 분류된 것은 ‘글로벌 기술 비동조화(디커플링)’, ‘사이버공격’, ‘러시아·나토 분쟁’ 입니다.
중위험군에는 북한 문제를 비롯해 ‘주요 테러 공격’, ‘신흥 시장 정치적 위험’, ‘미·중 전략적 경쟁’, ‘걸프 긴장’, ‘기후 정책 교착 상태’입니다.
블랙록 예측과 관련해 미 해군분석센터(CNA) 켄 고스(Ken Gause) 국장도 ‘긴장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2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켄고스 국장 :미국이 대북제재 완화나 안전보장을 해줄 것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기 때문에 북한과의 긴장은 계속될 것입니다. 2024년 선거를 앞둔 바이든 행정부는 내부에 집중할 것이고, 북한의 나쁜 행동에 보상하는 것처럼 보이는 어떤 것도 하고 싶지 않을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저는 북한 문제가 더 악화되거나 조금도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한편, 미 민간연구기관 헤리티지재단은 지난 10월 ‘2023년 미군 군사력 지수’ 연례보고서에서, 북한이 미국의 중대한 국익에 미치는 위협 수준은 ‘높다’고 평가했습니다.
발전하는 북한 핵과 미사일이 기습적 선제공격과 보복공격, 전쟁에서 반격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9월에 발표된 유럽의회조사처 ‘노르망디 지수’에서도 북한은 위험도가 높은 국가로 평가됐습니다.
기자 심재훈, 에디터 김소영,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