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군축회의서 ‘북 중거리탄도미사일’ 강력 규탄

4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군축 문제를 담당하는 제1위원회 토론회에 참석한 황준국 주유엔 한국대사(좌)와 김인철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서기관(우).
4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군축 문제를 담당하는 제1위원회 토론회에 참석한 황준국 주유엔 한국대사(좌)와 김인철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서기관(우). (/UN Web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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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국제사회는 5년 만에 일본 상공을 통과하는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한 북한의 도발을 역내 및 국제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강력히 비난하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준수할 것을 북한에 거듭 촉구했습니다. 서혜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황준국 주유엔 한국대사는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노골적으로 위반하고 핵과 미사일 활동을 계속하는 것을 가강 강력한 용어로 비난한다고 밝혔습니다.

4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 77차 유엔총회에서, 군축 문제를 담당하는 제1위원회 토론회에 참석한 황 대사는 “수많은 유엔 안보리 결의를 무시하고 핵과 미사일 능력을 키워온 북한은 최근 핵무기 사용의 문턱을 세계 어느 나라보다 훨씬 낮게 설정하는 새로운 법을 통과시켰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북한의 핵무력법 법제화는 “자의적으로 선제공격이나 핵무기 사용을 허용해 위험을 야기한다”며 북한은 3일 발사한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포함해 “올해에만 39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황 대사 :우리는 북한의 최근 일련의 행동에서 전례 없는 수준의 편집증적 공격성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습니다. (We are deeply concerned about the unprecedented level of paranoid aggressiveness in the DPRK's recent pattern of behavior.)

아울러 황 대사는 “북한은 이제 국제 비확산 체제의 근본적인 신뢰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7차 핵실험을 할 준비가 거의 돼있는 것처럼 보인다”며 “우리가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 문제를 어떻게 다루느냐는 북한에 주는 메시지일 뿐 아니라 안보리의 존재이유와 타당성에 대한 시금석(litmus test)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따라서 우리는 모든 회원국과 특히 안보리 이사국들이 북한에 다른 길을 선택하라는 분명하고 엄중한 메시지를 보내는 데 동참할 것을 촉구한다”며 북한에 비핵화 단계를 실질적으로 취하면 그에 상응하는 한국의 경제적, 정치적, 군사적 조치를 담은 ‘대담한 구상’과 대화 제안에 긍정적으로 반응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프랑스, 이탈리아, 폴란드(뽈스카) 등의 대표들도 일제히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하고, 완전하며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 합의를 준수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도 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위터를 통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북한의 위험하고 불안정한 미사일 시험을 강력히 비판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어 “북한은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하고 외교에 나서야 하고, NATO는 우리의 인도태평양 우방국인 일본과 한국과 연대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영국의 잭 골드스미스 아시아 담당 장관(Minister for Asia)도 4일 성명을 내고 3일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시험을 비판하면서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모든 활동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골드스미스 장관은 “일본 상공 넘어로 발사된 이번 미사일은 2017년 이후 처음으로 북한의 무모한 행동을 보여준다”며 “북한이 역내 및 국제 안보에 가하는 점증하는 위협에 영국은 동맹국 및 우방국들과 함께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북한은 이번에도 국제적 의무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우리는 북한 정권이 불법적인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추구하기보다 자국민의 안녕을 우선시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같은 날 호주(오스트랄리아)와 뉴질랜드도 북한의 중거리 미사일을 규탄한다며 일본 열도를 넘어 날아간 미사일 발사를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이라고 비난했습니다.

페니 웡 호주 외무장관은 성명에서 “우리는 북한이 7차 핵실험을 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며 북한이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하고 미국, 한국과 대화를 재개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나나이아 마후타 뉴질랜드 외무장관은 트위터에서 “북한은 미사일과 핵 프로그램을 통해서가 아니라 국제 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안보와 번영을 누릴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이 밖에도 프랑스, 오스트리아, 덴마크 외교부는 트위터를 통해 “일본 상공을 넘어 날아간 탄도미사일 발사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김인철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서기관은 한미 연합훈련을 지적하며 “한국이 우리의 자위권 행사를 문제 삼고, 안보에 영향을 미치면서 군사적 긴장을 악화시키는 행동을 계속한다면, 높은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기자 서혜준,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