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통령의 중국 공산당 축하발언 적절?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청와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 통화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청와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 통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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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 문재인 대통령은 중국 시진핑 주석과의 최근 전화통화에서 중국공산당 성립 10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대해 일부 미국 전직 관리와 전문가들은 자유민주주의 국가 대통령이 할 말은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일각에서는 큰 의미를 둘 필요가 없고 북핵 문제에 대한 협조를 구하는 차원에서 나왔을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분석관을 지낸 수 김(Soo Kim) 미 랜드연구소 정책분석관은 2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문 대통령의 이 발언은 '민주주의 대 공산주의' 그리고 미국과 중국에 대한 그의 입장에 대해 의문을 자아낸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그의 축하발언은 자유민주주의 국가 대통령으로 중국공산당(CCP)을 지지하는 것처럼 보인다면 이것은 자유민주주의라는 한국의 지배적인 이념(predominant ideology)과 어긋나며 한국의 동맹인 미국을 비롯해 다른 나라들의 눈쌀을 지푸리게 한다고 밝혔습니다.

김 분석관은 이어 문 대통령의 발언이 순전히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며 설사 그런 목적이라 해도 공산주의 혹은 그 유물(relics)을 지지하는 듯한 발언을 굳이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담당 부차관보는 2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문 대통령의 발언은 형식적인 축하 인사말일 수 있지만 '진심으로 축하한다'는 표현은 가식적이고 지나치게 아첨하는(flattering) 말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이 발언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는 것이라면 틀린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미국은 한국의 유일한 동맹국이고 중국은 자유를 반대하는 일당 공산주의 체제로 약자를 괴롭히는(bullying) 이웃이라면서 한국이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은 어불성설이며 한국의 선택이 미국이여야 함은 자명하다는 게 그의 주장입니다. (The choice for the ROK is clear: there is no balancing between China and the US.)

알렉산더 버시바우 전 주한미국 대사도 2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문 대통령의 발언은 지역 및 세계적으로 펼쳐지고 있는 중국 공산당의 공격적이고 불안정 유발 정책을 무시하는 듯하다며 이런 까닭에 미국의 민주, 공화당 측 인사들 모두에게 의문을 불러일으킬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버시바우 전 대사는 현재 중요한 것은 미국과 한국이 다른 민주 국가들과 함께 중국의 도전에 맞서는 전략을 마련하는 데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차석대표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중국은 한국의 이웃국가로 한국의 주요 교역 상대국이며 북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하는데 중요한 국가라는 맥락에서 문 대통령의 이 발언은 적합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습니다.

해리 카지아니스(Harry Kazianis) 국가이익센터 선임국장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문 대통령의 발언은 부상하는 강대국 중국과 북한 문제를 다루는데 중국이 필요한 그의 지정학적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정책조정관도 문 대통령의 발언은 형식적인 인사일 뿐 더 큰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 문 대통령이 특별하게 중요한 말을 한 것 같지 않습니다. 그는 (시진핑 중국 주석에서) 예의바르게 한 것 뿐입니다. 그 이상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한편, 백악관은 이날 문 대통령의 이 발언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RFA) 논평요청에 언급할 내용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I don't think we would have a comment on th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