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무력의 과시와 위협이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미북대화 촉진을 위한 노력을 다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7일 청와대에서 발표한 신년사에서 미북 비핵화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무력을 과시하고 위협하는 것이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북한에 미국의 인내심을 자극할 수 있는 무력 도발을 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 : 미북대화의 동력은 계속 이어져야 합니다. 무력의 과시와 위협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한국 정부도 미북대화의 촉진을 위해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문 대통령은 미국과의 전통적인 동맹 관계를 더 높은 수준으로 발전시키고 한반도 평화 정착 완성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미북대화 교착 속에서 남북관계의 후퇴까지 염려되는 지금 미북대화의 성공을 위해 노력해 나가는 것과 함께 남북 협력 증진을 위한 현실적인 방안을 모색할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졌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남북 협력 증진 방안 중 하나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제안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올해가 김대중 전 한국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합의한 6·15 공동선언 20주년을 맞는 해라며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을 위한 여건이 하루빨리 갖춰질 수 있도록 남북이 함께 노력해 나가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지난 2018년 9월 평양 남북 공동선언 이후 처음 이뤄진 답방 제안입니다.
김 위원장은 당시 공동선언문에 ‘가까운 시일 내에’ 서울을 답방한다고 명시했고 문 대통령은 이를 가리켜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연내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미북 비핵화 대화가 정체되고 하노이회담이 결렬되는 등 상황이 급변하면서 김 위원장의 답방은 사실상 무산됐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초대형 방사포 등을 동원한 무력 도발을 13차례 실시했고 당 전원회의를 통해서는 새로운 전략무기 개발을 언급하며 추가 도발을 시사한 바 있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문 대통령의 이번 답방 제안이 한반도 정세가 지난 2017년과 같은 상황으로 다시 악화되는 것을 막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호령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 북한은 이번 당 전원회의에서 미국을 압박하면서 협상 태도를 바꾸겠다는 것과 그게 안될 경우에는 전략적으로 도발할 가능성까지 열어놓겠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입니다. 한국 정부 입장에서는 2018년 이후 개선된 관계가 다시 2017년의 악화된 상황으로 돌아가는 것을 막는 것이 첫 번째 목표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호령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까지 미북, 남북 관계가 모두 ‘탑다운’, 즉 정상들로부터 하향식으로 이뤄져 왔고 여전히 실무진 간 대화 통로가 막힌 상황인 만큼 이번에도 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뭔가 선택지를 제시해야 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전쟁불용과 상호 안전보장, 공동번영 등 한반도 평화를 위한 3대 원칙을 지켜나가기 위해 국제적인 해결이 필요하지만 남북 간 협력으로 할 수 있는 일들도 있다며 남북이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게 논의하자고 제안했습니다.
그러면서 체육 등 다양한 방면에서의 구체적인 남북협력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 : 올해 한국에서 개최되는 '제1회 동아시아 역도 선수권대회'와 '세계 탁구 선수권대회'에 북한의 실력 있는 선수들이 참가하길 기대하며 도쿄올림픽 공동 입장과 단일팀을 위한 협의도 계속해야 할 것입니다.
문 대통령은 남북 간 철도·도로 연결 사업을 실현할 현실적인 방안을 남북이 함께 찾아낸다면 국제적인 협력으로도 이어갈 수 있을 뿐 아니라 남북 간 관광 재개와 북한 관광 활성화에도 큰 뒷받침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남북 간 4·27 판문점 선언과 9·19 평양 공동선언에서 합의된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사업은 지난 2018년 12월 착공식 이후 사실상 방치돼 왔습니다.
이날 문 대통령 신년사에서는 ‘평화’가 17차례, ‘남북’이 14차례, ‘미북’과 ‘북한’은 각각 6차례와 5차례 언급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