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미북대화가 중단되고 한반도에서 긴장이 고조되는 현 상황이 북한에게도 결코 이롭지 않다며 북한의 조속한 대화 복귀를 촉구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23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문재인 한국 대통령.
한중일 회의에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난 자리에서 북한 문제의 조속한 해결 의지를 밝혔습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 : 미북대화가 중단되고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최근 상황은 한중 양국은 물론 북한에게도 결코 이롭지 않습니다.
문 대통령은 “미북 간 대화 동력을 살려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모처럼 얻은 현재의 기회를 결실로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최근 미북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져 북한의 도발 우려로 한반도에 긴장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북한이 대화의 장으로 나와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됩니다.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의 회담은 지난 6월 오사카 G20, 즉 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난 지 6달 만입니다.
문 대통령은 하루 뒤인 24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도 만납니다.
15개월 만에 만나는 한일 정상은 북핵 문제에 대한 공동 대응방안과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즉 지소미아를 비롯한 양국 간 협력방안 등을 협의할 전망입니다.
문 대통령은 한중일 정상회의와 한일 정상회담을 마친 뒤 24일 귀국합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정부는 북한이 최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개최하고 ‘자위적 국방력’ 강화 방침을 밝힌 것과 관련해 북한의 향후 행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회의에 대한 구체적인 평가는 유보하면서도 곧 열릴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사 등을 지켜보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상민 한국 통일부 대변인 : 새로운 부대 조직 확대·개편이라든지 조직문제, 사회주의 건설, 전반적 무장력 강화 등과 관련한 언급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조만간 개최될 것으로 예상되는 당 중앙위 전원회의나 신년사 등의 내용을 더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2일 김정은 위원장이 연말 시한을 앞둔 가운데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3차 확대회의를 주재해 자위적 국방력 강화를 위한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히면서 큰 폭의 군 조직개편을 시사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습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이와 관련해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에서 내각과 당 간부 비중이 줄고 군 관련 간부 비중이 커지는 방향으로 대규모 인사 개편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북한 측이 공개한 회의 사진에 따르면 지난해 5월에 열린 제1차 확대회의와는 달리 이번 회의에서는 내각이나 당 간부의 모습이 확연히 줄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당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내각과 당 간부의 비중을 축소한 것은 이번 회의에서 북한의 핵, 미사일 능력 고도화와 관련된 중요한 논의가 이뤄졌기 때문일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이어 북한이 향후에도 국제사회의 제재 강화를 피하고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핵과 미사일 능력 강화를 은밀하게 추진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김동엽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번 회의와 관련해 “’군의 경제적 역할 확대’와 ‘자위력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군 조직 변화가 핵심인 듯 하다”며 ‘북한판 국방개혁’의 일환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같은 변화가 북한이 가고자 하는 ‘새로운 길’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한편 한국 국방부에 따르면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 1대가 이날 새벽 경남 사천 공군기지에 도착했습니다.
미국이 제작해 한국 공군이 운용할 글로벌호크는 20킬로미터 상공에서 특수 고성능레이더와 적외선 탐지 장비 등을 통해 지상의 0.3미터 크기의 물체까지 식별할 수 있는 첩보 위성급의 무인정찰기로, 이번 도입을 계기로 한국 군의 대북 감시·정찰 능력이 크게 강화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