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각 지역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모자이크 벽화를 적극 설치할 데 대한 내부지시를 하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북한 여러 곳에 김정은의 모습을 담은 모자이크 벽화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2022년 10월 연포온실농장을 시작으로 올해에만 중평온실농장, 묘향산의료기구공장, 금성뜨락또르(트랙터)공장, 만경대혁명학원, 양덕온천문화휴양지 등에 김정은 모자이크 벽화가 새로 설치되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북한 당국이 김정은 모자이크 벽화를 적극 세울 데 대한 내적(내부) 지시를 하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함경남도의 한 간부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1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중앙이 하달한 내적 지시는 김정은의 현지지도를 받은 단위들이 김정은을 형상한 모자이크 벽화를 건립할 데 대한 내용”이라며 “김정은이 다녀간 2급 이상 기업소들이 그 대상”이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2급 이상의 모든 기업소에 이미 김일성, 김정일을 형상한 모자이크 벽화나 유화가 있으며 이들의 영생을 바라는 구호를 새긴 영생탑도 설치되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의 모든 도, 시, 군, 리와 큰 기업소의 제일 좋은 위치에는 김일성과 김정일을 형상화한 모자이크 벽화나 유화, 영생탑이 세워져 있고 그 주변은 나무와 꽃으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김 부자의 동상이 없는 지역에서는 모자이크 벽화나 유화 앞에서 각종 행사가 열리고 주요 명절과 기념일에 주민들이 꽃바구니와 꽃을 증정하기도 합니다.
이어 소식통은 “각 지역과 기업소 간부들은 유화보다 모자이크 벽화 설치를 더 꺼린다”며 “모자이크 벽화 제작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전에 모자이크 벽화를 설치할 때 생산을 꽝꽝해(잘해) 돈을 벌지 못하는 대부분의 기업소들이 종업원들로부터 돈을 거두어 비용을 마련했다”고 언급했습니다.
모자이크 벽화나 유화를 설치하려면 우선 콘크리트 구조물을 세워야 하며 유화는 도 미술창작사에, 벽화는 만수대창작사에 의뢰해야 합니다. 콘크리트 구조물 설치와 유화 제작에도 돈이 들지만 모자이크 벽화 제작비용은 더 엄청난데 크기에 따라 미화 1,500~5,000달러를 만수대창작사에 바쳐야 한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같은날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앞으로 김정은이 다녀간 지역과 2급 이상 기업소에 김정은을 형상한 모자이크 벽화나 유화 작품을 세워야 한다”며 “김정은의 영도 업적을 길이 빛내기 위해서라는 것이 중앙의 설명”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는 “지난 2월 중평온실농장에 세워진 (김정은 형상) 모자이크 벽화는 도가 시범으로 세운 것이지만 앞으로 세워질 벽화는 해당 지역과 기업소가 비용을 자체로 부담해야 한다”며 “그 부담이 결국에는 주민들에게 들씌워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각 도, 시, 군은 새로 모자이크 벽화를 세우더라도 전문 외화벌이 기업소가 있어 벽화 비용을 마련하는 게 큰 부담이 아니지만 개별적 기업소는 벽화 제작에 드는 외화를 마련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입니다.
소식통은 “모자이크 벽화나 유화를 세우면 해당 기업소 당위원회와 당비서가 일을 잘 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이런 관계로 당 간부들이 기업소 사정은 상관없이 자기 발전과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경쟁적으로 벽화 설치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북한 기업소는 종업원 수와 장비 보유 상황에 따라 급수가 정해집니다. 1급 기업소는 종업원 3천 명 이상, 2급 기업소는 1천 명 이상, 3급 기업소는 300명 이상, 그 이하는 4~7급 기업소로 분류됩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