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남한 정부는 10일 미얀마에서 총선이 "평화롭고 질서 있게 치러져 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남한 정부는 이번 미얀마 총선을 "민주주의 발전의 역사적 이정표"라고 평가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얀마, 즉 버마에서 최근 실시된 총선에서 야당이 군부를 누르고 압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남한 외교부가 대변인 성명을 내고 이를 환영했습니다.
또한 외교부는 “이번 역사적인 총선 결과를 발판으로 미얀마 정부가 개혁개방 정책과 국가발전을 계속해 나가기를 기대하며, 한국과 미얀마 양국 간 우호협력 관계의 발전을 위해 미얀마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 우리 정부는 2015년 11월 8일 실시된 미얀마 총선이 미얀마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국제사회의 지원 하에 평화롭고 질서 있게 치러진 것을 환영하며, 이번 총선이 미얀마 민주주의 발전에 있어 역사적인 이정표가 된 것으로 평가합니다.
이번 총선에서는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야당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압승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10일 현재 전체 의석의 약 3분의 1이 개표가 끝난 가운데 NLD가 무려 90% 이상의 의석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남한 정부는 이번 미얀마 총선에 참관단을 파견해 500여 명의 국제 선거참관단과 함께 선거 절차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NLD가 선출직 의석 491석의 67% 이상을 얻어 상원과 하원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하게 되면 지난 1962년 군부 독재자 네윈이 쿠데타로 집권한 이후 계속된 군부 지배가 다시 한 번 전환점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러나 미얀마의 민주화 여정이 끝난 건 아닙니다. 군부의 영향력이 크게 줄어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군부는 내무부, 국방부, 국경경비부 장관을 임명할 권한을 갖고 있으며, 내무부 장관은 정부의 행정 사항 전반에 간여할 수 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야당이 압도적인 표차로 승리한다고 해도 아웅산 수치 여사가 대통령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미얀마는 상원과 하원, 군부에서 각 1명씩 3명의 대통령 후보를 낸 다음 상하원 합동 표결을 통해 대통령을 선출합니다. 그러나 외국인과 결혼하거나 외국 국적의 자녀를 둔 경우 대통령이 될 수 없다는 헌법 조항 때문에 수지 여사에게는 후보권이 없는 상태입니다.
이 헌법을 개정하려면 의회 75% 이상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의석의 25%가 군부에 자동으로 할당되기 때문에 이번 선거에서 야당이 압승한다고 하더라도 군부의 동의 없이는 개헌이 불가능합니다.
이 같은 배경 때문에 수지 여사는 지난 5일 “총선에서 승리한다면 대통령보다 더 높은 자리에서 미얀마를 이끌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앞으로는 거대 여당의 지도자로서 민의를 반영해 군부에 맞서 미얀마의 민주화를 이끌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