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국회의장 “확장된 대북 억지력으로 정부의 비핵화 노력 지원”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과 김진표 한국 국회의장이 4일 회담 이후 진행된 공동 언론발표 도중 대화를 나누고 있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과 김진표 한국 국회의장이 4일 회담 이후 진행된 공동 언론발표 도중 대화를 나누고 있다. (/RFA PHOTO)

0:00 / 0:00

앵커: 미국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한국의 김진표 국회의장은 국회에서 회담을 갖고 확장된 대북 억지력을 바탕으로 정부의 비핵화 노력을 지원하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4일 한국에서의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펠로시 의장과 의회 대표단은 먼저 국회에서 김진표 한국 국회의장을 만나 회담과 오찬을 가졌습니다.

김진표-펠로시 “북 실질적 비핵화 노력 지원” 김진표-펠로시 “북 실질적 비핵화 노력 지원”

김진표 의장은 회담 직후 공동 언론발표에서 “양측은 북한의 위협 수위가 높아지는 상황에 우려를 표했다”며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강력하고 확장된 대북 억지력을 바탕으로 국제협력을 통해 실질적인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정부의 노력을 지원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김 의장은 또 “양측은 한미동맹이 경제ㆍ기술 동맹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것에 주목하며 포괄적인 글로벌 동맹으로의 발전을 의회 차원에서 뒷받침하기 위한 협력 방안을 협의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양측은 한미동맹 발전에 대한 양국 국민들의 기대를 담아 내년 한미동맹 70주년 기념 결의안 채택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김진표 한국 국회의장 :우리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강력하고 확장된 대북 억지력을 바탕으로 국제 협력 및 외교적 대화를 통해 실질적인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이루기 위한 양국 정부의 노력을 지원해 나가기로 하였습니다.

펠로시 의장은 이 자리에서 “순방의 세 가지 중요한 목적은 안보, 경제, 거버넌스”라며 “양국이 세 분야 모두에서 굉장히 탄탄한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시급한 상황에서 안보상의 위기로 시작된 한미 관계가 따뜻한 우호 관계로 변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저희가 의회 대표단으로 순방을 한 세 가지 중요한 목적은 안보, 경제, 거버넌스입니다. 세 가지 분야 모두에서 한미 양국은 굉장히 탄탄한 관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서로를 통해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Our ‘three main pillars’ are security, economics and governance. And in all three of those areas U.S. and SK relationship is very strong and we learn from each other.)

펠로시 의장은 회담 모두발언에서 “안보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여러 방법이 있다”며 “그중 하나가 한국에 주둔하는 미군에게 감사를 표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양국 의장의 회담과 오찬에서 중국, 대만에 대한 이슈는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후 펠로시 의장과 의회 대표단은 휴가를 보내고 있는 윤석열 한국 대통령과 약 40분간 전화통화를 가졌습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기자들을 만나 “전화회담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을 발전시키는데 미국 의회와 긴밀히 협력할 것을 약속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펠로시 의장의 공동경비구역(JSA) 방문이 한미 간 강력한 대북 억지력의 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김 차장은 이어 “펠로시 의장은 한미동맹이 여러 관점에서 중요하지만 도덕적으로 볼 때에도 반드시 지켜져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고 수십년 동안 수많은 사람의 희생으로 지켜온 평화와 번영을 양국이 지키고 가꿔야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와 함께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펠로시 의장과 의회 대표단이 공동경비구역을 방문한다고 해서 북한에 대한 직접적인 도발로 간주하기는 무리”라며 “한국 정부는 현재 북한에 대화의 창구, 인도적 지원을 계속해서 제의하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는 “대만 문제와 중국 인권 문제는 이번 전화회담에서 전혀 거론되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후 펠로시 의장과 의회 대표단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방문했습니다.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의 최고위급 인사가 공동경비구역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미 의회 대표단의 이번 판문점 방문은 평소 인권에 관심이 많은 펠로시 의장이 동료 의원들에게 판문점을 직접 눈으로 확인시켜주고 싶어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펠로시 의장과 의회 대표단은 마지막 일정으로 오산 미군기지를 찾았습니다.

펠로시 의장은 폴 러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을 면담하고 주한미군을 격려한 이후 일본으로 출국했습니다.

미국 하원의장의 방한은 2002년 데니스 해스터트 당시 의장의 방한 이후 20년 만입니다.

기자 한도형,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