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방부 “해상 사격훈련, 기상악화로 내달로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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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 국방부가 오는 19일 실시할 예정이었던 해상 사격훈련을 다음 달로 연기한다고 밝혔습니다. 기상악화를 이유로 훈련을 연기하는 것이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군이 오는 19일 실시할 예정이었던 대규모 해상 사격훈련.

경북 울진군 죽변 해상에서 육·해·공군 전력을 총집합시켜 북한이 동해상에서 무력도발을 일으키는 상황을 가정해 도발원점과 지원세력까지 타격하는 훈련을 진행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한국 국방부가 18일 해상 사격훈련을 다음 달로 연기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훈련 당일 경북 지역에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되고 해상 기상이 나빠질 것으로 우려되는 등 기상 악화 때문에 훈련 진행이 어렵다는 이유였습니다.

최현수 한국 국방부 대변인: 한국 군은 지상과 해상, 공중에 대한 지속적인 훈련 요구에 따라 각군과 합동 차원에서 훈련계획을 의거해 연중 다양한 훈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번 훈련에 대해서는 기상불량으로 순연이 됐습니다.

실제로 한국 기상청은 훈련 당일인 19일 전국에 비가 내릴 가능성이 크고 경북 울진에서도 오후 시간동안 80%의 높은 확률로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습니다.

한국 내 일각에서는 날씨를 이유로 대규모 훈련 일정을 연기하는 것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실전에서는 기상 상황을 선택할 수 없는 만큼 날씨에 관계없이 훈련을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 훈련이라는 것은 실전처럼 실시해야 하는데, 해상 사격의 경우 항상 날씨가 좋은 경우만 있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가 있다면 그런 상황도 대비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 군 대비태세라고 봅니다.

박 교수는 날씨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공중연합훈련도 기상 변화를 이유로 연기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면서 오히려 악천후를 가정한 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인배 협력안보연구원장도 날씨를 이유로 훈련을 연기하는 것은 설득력이 약하다는 데 동의했습니다.

이인배 협력안보연구원장: 군사훈련은 변수를 뚫고 나아가는 것이 실시 목적 중 하나입니다. 날씨 때문에 훈련을 순연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한국 내 전문가들은 그러면서 앞서 북한이 한국 군의 서북도서 합동방어훈련에 문제제기를 한 것이 이번 훈련 연기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습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 8일 인민무력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한국 군이 이달 초 실시한 서북도서 합동방어훈련이 9·19 남북 군사합의 위반이라고 주장했고, 이에 한국 군은 훈련이 남북 군사합의서에 명시된 해상 적대행위 중지 해역이 아닌 전북 군산 앞바다에서 이뤄져 합의 위반이 아니라고 반박한 바 있습니다.

박원곤 교수는 최근에도 감시초소(GP) 총격 사건 등으로 9·19 남북 군사합의를 위반해온 북한이 이번 사례처럼 오히려 한국 측의 정당한 군사훈련을 합의 위반으로 규정하고 문제 삼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 정부로서는 양 측이 합의 위반 여부를 놓고 공방을 벌이는 과정에서 합의 자체가 유명무실해지는 상황을 우려할 수밖에 없고, 이에 따라 현 시점에서 충돌을 피하려고 훈련을 연기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입니다.

이인배 원장은 북한이 한국 군의 최근 훈련에 명확하게 문제를 제기한 이후 훈련 연기가 이뤄진 만큼 훈련을 로우 키, 즉 신중한 기조로 진행하겠다는 것이 한국 군 당국의 판단일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현 상황이 허락하는 부분에서라도 남북 관계 개선에 나서겠다는 한국 정부의 의지가 이 같은 결정에 반영됐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