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유엔 제재를 받는 북한 기관의 예술품 판매가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이행 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있습니다. 보도에 홍알벗 기자입니다.
북한에서 가장 권위있는 화가 1천여명이 모여있다는 미술제작소 ‘만수대 창작사.’
이 만수대 창작사에서 그린 그림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우방국에서 버젓이 판매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각종 국제 제재 위반 실태를 추적하고 있는 미국의 법률정보 회사인 카론(Kharon)은 16일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이 같은 미술품 판매를 통한 최근의 북한 당국의 외화벌이 실태를 폭로했습니다.
자료에 따르면 만수대 창작사는 지난 달 초 중국 베이징과 홍콩에서 각각 전시회와 경매 행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12월 6일 베이징 인터내셔널 호텔에서는 중국 지후아 천쿠이(Jihua Chunqui)사가 마련한 경매행사가 열렸으며, 같은 달 5일부터 9일까지 홍콩의 홍콩문화센터(Hong Kong Cultural Centre)에서는 지역 미술품 수집판매 회사인 치야차이(Chi Ya Chai)사가 준비한 북한 미술품 전시회와 경매가 이뤄졌습니다.
지후아 천쿠이사의 경우 최근에 가진 경매에 북한 만수대 창작사 유화 작품 119점을 올렸는데, 그 중 북한 화가 정창모의 꽃그림은 미화 85만 달러에 낙찰되기도 했습니다.
홍콩 전시회에 걸렸던 북한 화가 최철림의 ‘구월산운해’라는 제목의 작품은 판매가격이 미화 2만 달러에 달했습니다.
카론사의 프리실라 김(Priscilla Kim) 연구원은 만수대 창작사가 만든 북한 미술품의 거래는 국제사회가 정한 대북제재 결의 위반이라고 1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프리슬리 김 연구원: 문제가 되는건 만수대 창작사에 만들어진 그림은 전시할 수도 팔 수도 없다는 겁니다. 2016년 미국 재무부는 이것이 북한 당국의 외화벌이를 위해 노동자를 수출하는 것과 연관이 있다며 제재한 바 있습니다.
이 밖에도, 지난해 11월 초에는 북한 만수대 창작사가 제작한 예술 작품들이 평양 현지에서뿐만 아니라, 중국과 이탈리아 소재 인터넷 웹사이트에서도 판매되는 등 대북제재와 무관하게 거래되고 있다는 사실이 자유아시아방송(RFA) 취재결과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 관련기사 )
당시, 중국 단둥에 있는 진차오미술관의 웹사이트를 조사해 본 결과, 만수대창작사 소속 인민예술가로 불리는 리창 작가의 ‘금봉도’, 만수대창작사 소속 오영길 작가의 ‘눈내리는 만수대거리 야경’, 그리고 평양미술대 학부장을 역임한 박진수 작가의 ‘자화상’ 등 만수대창작사 작품 다수가 대북제재를 무시하고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 연구원은 북한의 불법 미술품 거래에 대한 국제사회의 보다 철저한 제재 이행과 함께 감시활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연구원: 지난 달 미국 재무부는 미술관과 박물관, 개인 수집가 등 미술품 거래에 관한 제재지침을 마련했습니다. 이것은 각종 테러활동은 물론 북한 지도자와 간부층을 감시하고 관련 조직을 제재하는 프로그램이 될 겁니다.
한편, 북한 ‘만수대 창작사’가 벌어들인 돈이 김정은 정권의 비자금과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 개발 자금으로 전용되었다는 지적에 따라 유엔 안보리는 2016년 12월 대북제재 결의안 2321호로 이곳을 제재 대상에 추가했으며 같은 해 미국과 한국도 만수대 창작사를 제재대상으로 지정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2017년 8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371호는 만수대 창작사와 함께 만수대 해외개발회사 그룹을 유엔 제재 대상에 올렸습니다.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측은 만수대 창작사 예술품의 중국 내 판매와 관련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문의에 17일 오후까지 답변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