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중동지역 노동자 파견 은밀히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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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 세계적인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확산 속에서도 북한 당국은 중국과 러시아 뿐 아니라 중동지역으로도 노동자 파견을 계속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보도에 홍알벗 기자입니다.

무틀락(Mutlaq) 지역 등 신도시 개발 붐으로 이집트와 네팔, 그리고 방글라데시 등 외국인 노동자가 계속해서 드나드는 중동국가 쿠웨이트.

한때 이 나라의 북한 노동자수만도 4천500여명에 이르렀지만 지금은 한 명도 남지 않았습니다.

지난 해 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2397호에 따라 모두 북한으로 돌아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북한 당국은 최근 쿠웨이트를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그리고 아랍에미리트 등 기존에 자국 노동자를 파견한 적 있는 나라의 건설업체와 노동자 파견 문제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동지역 사정에 밝은 현지 한인 소식통은 31일, 쿠웨이트의 경우 북한 국적자는 남아있지 않지만 대북제재 국면 속에서도 신도시 개발 특수를 노린 북한 측의 쿠웨이트 현지 건설업체를 상대로 한 접촉 시도가 늘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한인 소식통: 지금 일 관련해서 남아있는 (북한)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마지막에 당원들 간부들도 몇 명 있었는데 다 갔어요. 지금 여기에 신도시가 세 개가 동시에 시작돼서 공사를 하고 있거든요. 관련된 회사에서는 북한하고 또 연락을 하는 거죠.

이와 함께, 북한 노동자 고용실태를 잘 아는 한국 외교 소식통은 최근 북한 당국이 100여명의 해외노동자를 중동지역에 파견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힌 바 있어, 북한 당국은 여건만 조성되면 언제라도 노동자를 파견할 준비가 돼 있다는 관측입니다.

북한은 지난해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에 따라 철수했던 북한 근로자들을 머지 않아 해외연수와 관광객 자격으로 다시 중국과 러시아로 파견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해외 노동자를 철수시키는 과정에서도 외화를 한 푼이라도 더 벌어들이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동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해 말 쿠웨이트에 있던 북한 노동자들은 본국으로 돌아가기 직전, 북한 당국에 바치는 충성자금 등을 벌기 위해 오랫동안 불법으로 해오던 일명 ‘싸대기’라고 불리는 밀주 제조에 사용했던 시설과 장비, 그리고 기술을 현지 중국인 노동자들에게 돈을 받고 팔았습니다.

한편, 쿠웨이트를 비롯한 중동국가들은 최근 자국 내에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국경봉쇄 기간을 연장하는 등 해외 노동자 유입을 철저히 금지하고 있어, 북한 당국이 중국 업체를 통한 불법, 편법 파견을 꾀하고 있지만 한동안 북한노동자 재파견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거란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