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에 북 노동자 상존…대북제재 이행 비협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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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모든 북한 해외노동자를 본국으로 돌려 보내야 한다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 일부 국가에는 여전히 북한 노동자들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보도에 홍알벗 기자입니다.

아프리카 국가인 적도 기니는 지난 해 3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2397호 8항에 의거해 제출한 중간보고서에서 자국 내 모든 북한 노동자를 돌려보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송환된 북한 노동자의 구체적인 숫자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또다른 아프리카 국가 앙골라는 지난 2016년 북한과의 모든 군사적, 경제적 교류를 끊고 군사교관 등 모든 노동자를 돌려 보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 약속은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북제재 결의2397호에 명시된 북한 노동자 송환 관련 최종보고서 마감시한인 지난 3월 22일까지 이를 제출한 아프리카 국가는 튀니지 뿐이라,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가들이 유엔 대북제재 이행에 비협조적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사정에 밝은 전직 북한 외교관 출신 탈북자 김 모 씨는,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가들은 북한과 오랫동안 동맹을 맺고 있는데다, 북한 노동자들이 기술이 좋고 인건비마저 저렴해 이들을 내칠 이유가 전혀 없다고 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김 전 외교관: 아프리카 나라들은 북한하고 가까운 나라들이 많습니다. 세네갈도 북한하고 완전 가까운 나라거든요. 대북제재를 충실히 이행한다고 볼 수 없습니다 이 아프리카 나라들은.

김 씨는 또, 아프리카에는 기념물 제작을 위한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 산하 만수대창작사 계열 업체만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북한의 대건설지도국과 노동당 선전선동부, 그리고 조선인민무력부까지 산하 업체들을 아프리카로 파견하는 바람에 현지에서 북한 업체끼리 경쟁하는 일마저 일어난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북한인권위원회(HRNK)의 그렉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해외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 임금의 대부분을 북한 당국에 빼앗기는 북한 노동자들의 인권도 국제사회가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고 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 북한 김씨 일가 정권을 유지하는 데 해외로 파견되는 북한 근로자들의 역할이 아주 결정적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위기 속에서도 북한 근로자들이 목숨 걸고 정권을 위해 외화벌이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아프리카에서 일하고 있는 북한 노동자들은 얼마나 될까?

아프리카 경제에 밝은 현지 소식통은 7일, 장기간 개발계획에 의한 기반시설 및 건설 공사가 진행 중이고 또 의료체계가 열악한 친북성향의 국가를 중심으로 2천여 명의 북한 노동자들이 파견돼 일하고 있다고 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설명했습니다.

미국 국무부와 함께 미국 의회에 의해 설립된 동서문화연구소(East-West Center)와 비영리 민간 연구단체인 전미북한위원회(NCNK)가 공동 운영하는 북한 전문 웹사이트 ‘세계 속 북한(North Korea in the World)’ 자료에 따르면, 대북제재에 따른 송환 전 전체 북한 노동자 파견 국가는 41개국이고 북한 해외 노동자 수는 약 10만에서 12만명에 이릅니다.

이 가운데 아프리카에서 일한 북한 해외노동자 수는 앙골라가 1천여 명으로 가장 많았고 나이지리아와 알제리, 적도 기니가 각각 200명 씩, 그리고 에티오피아 100명 등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현황은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2016년 자유아시아방송(RFA) 취재진이 직접 아프리카를 방문했을 당시 탄자니아에 파견된 100여명의 북한 의료진을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미국은 지난달 19일 유엔 안보리에 제출한 북한 노동자 송환 제재에 관한 최종 이행보고서에서 2018년12월23일부터 2019년 12월22일까지 미국 내에서 유효한 노동허가를 받은 북한 국적자가 없다며 미국은 제제 결의를 준수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3일 공개된 이 보고서는 미국이 북한과 관련된 모든 안보리 결의를 지속적으로 이행할 것이라며 다른 유엔 회원국들의 북한 노동자 송환도 촉구했습니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는 아프리카에 남아 있는 북한 노동자에 대한 입장을 묻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문에 7일 오후까지 답변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