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대미 압박 멈추고 약속 먼저 지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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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은 최근 북핵 협상 관련 미북 간 교착 상황을 미국 탓으로 돌리며 대미 비난의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북한의 태도는 '적반하장'이란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습니다. 보도에 홍알벗 기자입니다.

지난 2월 하노이 2차 미북 정상회담 결렬 이후 양국 간 교착상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들어 미국에 대한 북한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북한 외무성은 4일 대변인 담화 형식으로, 지난해 6.12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이후 미국이 북한의 일방적인 핵포기만을 고집하면서 자신들을 ‘압살’하려 한다며 싱가포르 미북 공동성명이 ‘빈종이장’이 될 수 있다고 위협했습니다.

이와 함께, 북한 매체들은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의 대표적인 군수공장인 강계정밀기계종합공장과 장자강공작기계공장 등을 시찰하는 모습을 보도하면서 미북 정상회담 결렬 이후 미국이 새로운 셈법을 갖고 나와야 한다는 대미 압박을 강화하는 모습입니다.

그런가 하면, 북한 매체가 5일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유럽의 위성개발 현황을 소개한 것을 놓고 북한이 우주의 평화적 이용을 구실로 향후 위성을 탑재한 장거리 로켓을 발사해 대미 압박에 나서려 할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국을 비난하고 압박하기 전에 자신들이 저지른 행동을 되돌아 보고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보낸 전자우편을 통해, 김 위원장이 최근 잇달아 방문한 군수공장은 예전부터 핵무기 부품 및 설비를 생산하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이러한 보도는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베넷 연구원은 또, 김정은 위원장은 비핵화를 약속해 놓고 지금까지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며, 핵무기 생산시설을 닫지도, 핵무기를 폐기하지도 않았으며, 핵무기 위협을 줄이기는커녕 지난달 두 차례 미사일을 발사하기까지 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올해 초 김정은 위원장은 신년사를 통해 비핵화를 약속했지만, 그가 보여주는 일련의 행동들은 그의 말을 전혀 신뢰할 수 없을 지경으로 만들어 놨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올해 신년사 발언 내용입니다.

김정은 위원장: 6.12조미공동성명에서 천명한대로 새 세기의 요구에 맞는 두 나라 사이의 새로운 관계를 수립하고 조선반도에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완전한 비핵화에로 나가려는 것은 우리 당과 공화국정부의 불변한 입장이며 나의 확고한 의지입니다.

특히, 베넷 연구원은 김정은 위원장의 잘못된 판단과 행보 때문에 북한 경제는 더욱 피폐해지고 그만큼 북한 주민들의 고통도 커지고 있다면서 “정말 창피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뒷받침할 만한 후속조치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북한에 대한 미국인들의 신뢰도도 매우 낮은 수준입니다.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이 열렸던 지난 2월, 여론조사 기관인 갤럽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 국민의 73%가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믿을 수 없다고 밝혀 미국 국민의 대북 신뢰도가 얼마나 낮은 지 보여줬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홍알벗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