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 문재인 대통령의 최근 유엔 연설 중 종전선언 관련 언급을 놓고 각계에서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보도에 홍알벗 기자입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21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당사국과 관련국이 함께 모여 한반도의 종전을 선언하자고 거듭 제안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가 모여 한반도에서의 전쟁이 종료됐음을 함께 선언하길 제안합니다.
이에 대해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다음 날 한국 연합TV에 나와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언급은 이번에 처음한 것이 아니라며 "올해는 남북 유엔 동시 가입 30주년이기 때문에 더욱 의미를 강조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수현 수석: 종전선언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북미회담 등에 있어서 신뢰를 구축하는 첫 출발입니다. 종전선언은 결과적으로 비핵화에 이르는 신뢰의 모멘텀을 만들 수 있다는 측면에서 중요합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에 대한 비판도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국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측은, 문 대통령이 종전선언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한반도 평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주었다고 평가한 반면, 야당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한국 제1야당인 ‘국민의 힘’의 김연주 상근부대변인은 22일 논평을 통해, 문 대통령의 연설에 북한의 최근 탄도미사일 발사시험에 관한 언급이 없다면서 "평화는 선언으로 찾아오는 것이 아니며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실제로 보여줄 때 가능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같은 날 "대북 정책이 상당히 폐기되는 수순으로 가야 하는 상황"이라며 "임기 말에 새로운 제안을 하기보다는 지금까지 했던 것들을 잘 마무리하고 잘못된 점이 있으면 재검토하는 과정을 거치면 좋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런가 하면, 한국 동국대학교 북한학과의 김용현 교수는 22일 자유아시아방송(RFA) 과의 전화통화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북한과의 대화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한반도 종전선언은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나오게 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용현 교수: 북미관계와 남북관계를 풀어나가는데 있어서 중요한 촉매제 역할, 불쏘시개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 종전선언이라고 볼 수 있고, 특히 중국까지 포함한 4자 종전선언은 그 자체로서 의미가 있고 그것이 앞으로 북미관계 및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프로세스 문제를 풀어 나가는데 있어서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미사일 시험발사 등 계속되는 북한의 도발 속에서 종전선언이 과연 실현 가능한지 의문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비핵화와 관련한 북한의 성의있는 조치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미국 측이 쉽게 한국 문재인 정부 여당 측의 종전선언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란 설명입니다.
게다가 최근 북한은 영변 핵시설 재가동 움직임 등 핵능력 강화 노력을 지속하고 있고 미중관계 경색에 따라 북중관계도 더 밀착되는 상황에서 미국 측이 북한의 나쁜 행동에 보상이 될 수 있는 종전선언에 동의하긴 곤란할 것이란 지적입니다.
한편,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2일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문 대통령의 연설내용과 관련해 "한반도의 전쟁 상태를 끝내고 휴전 체제를 평화 체제로 전환하는 것은 한반도 문제의 정치 해결 프로세스에 중요한 부분이며 국제사회의 보편적 기대"라며 "중국은 이를 위한 관련국들의 노력을 지지하며 한반도 문제의 중요한 한 나라이자 정전 협정을 체결한 당사자로서 역할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기자 홍알벗, 에디터 양성원,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