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지방법원은 11일, 주류 등 사치품의 대북 거래 금지를 규정하고 있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 1718호를 위반하고 고급 술을 북한에 판 혐의로 싱가포르인49살 림쳉히(Lim Cheng Hwee)와 부인 홍렁위(Hong Leng Ooi)에게 각각 징역 2개월과 4천달러 벌금형을 선고했습니다.
이와함께, 이들이 소속돼 있는 무역회사(SINSMS)는 벌금 3만 달러를 지불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이들 부부는 지난 2013년부터 2018년 까지 중국 다롄을 통해 모두 75만 달러어치의 고급 와인과 양주를 북한으로 몰래 들여 보낸 협의를 받고 있다고 싱가포르 야후뉴스는 11일 전했습니다.
이들 부부가 일하는 무역회사는 지난해 5월 돈세탁혐의 등으로 말레이시아에서 체포된 북한인 사업가 문철명이 일정 부분 지분을 갖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습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문 씨가 유엔 대북제재를 위반하면서 술과 사치품을 북한에 보냈고 유령회사를 통해 돈세탁을 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미국 워싱턴 한미경제연구소의 트로이 스탠가론 선임국장은 11일 전자우편을 통해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 정권이 엘리트, 즉 간부층의 충성도를 유지하려면 사치품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북한이 코로나19, 즉 신종 코로나비루스 확산을 막기 위해 시행하고 있는 국경봉쇄로 사치품 수입이 점점 더 어려워지기 때문에 북한은 자체 생산하고 있는 주류 등 국내 자원으로 눈길을 돌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앞서 지난 4일에는 일본에서 북한산 술을 팔려던 직장인이 적발돼 불구속 입건 됐다고 일본 산케이신문이 보도했습니다.
일본 오사카에 사는 익명의 20대 남성 직장인은 지난 해 4월 북한에 들어가 북한산 맥주와 소주 4점을 구입한 뒤 일본으로 돌아와 인터넷에서 되팔다 적발됐습니다.
일본은 자체 대북제재를 통해 북한을 상대로 하는 수출입 및 상품거래를 전면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국제사회와 대북제재 위반 실태를 추적하고 있는 미국의 법률정보 회사인 ‘카론’(Kharon)은 지난 4월말에 보고서를 내고, 북한이 대북제재망을 피해 중국에 기반을 둔 ‘다롄명해국제무역사’를 통해 2018년 1월 이후 러시아와 베트남, 즉 윁남, 그리고 인도네시아 등을 통해 주류 등 3천 2백만 달러의 사치품을 밀수입했다고 폭로하기도 했습니다.
잊을만 하면 불거지는 북한의 끊이지 않는 사치품 밀수입을 막기 위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감시가 요구됩니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는 이번 싱가포르 고급 주류 밀수사건 판결과 계속되는 중국과의 연계에 대한 입장을 묻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논평요청에 11일 오후까지 답변하지 않았습니다.